서부 클럽

서부발전 국궁동호회 청음회
태안에 주몽이 산다
전통무예 국궁의
매력 속으로

푸른 초원 위, 달리는 말 위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은 TV 속 사극이나 옛 벽화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수렵이나 전투를 위해 전통무예의 일환으로 국궁을 수련하였고 현대에 와서는 스포츠의 하나로 계승되고 있다. 재미있고 새로운 취미, 몸과 정신을 함께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다면 국궁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서부발전 국궁동호회 ‘청음회’를 소개한다.

탕! 청량한 활시위 소리의 매력에 빠지다

정심정기(正心正己), 자중절조(自重節操), 예의엄수(禮儀嚴守). 몸과 마음을 항상 바르게 하고, 행실을 신중히 하고 절조를 굳게 지키며, 예의범절을 엄격히 지킨다. 인애덕행(仁愛德行), 성실겸손(誠實謙遜), 염직과감(廉直果敢). 사랑과 덕행으로 본을 보이고, 겸손하고 성실하게 행하며, 청렴겸직하고 용감하게 행한다. 궁도인의 기본소양이다.
궁도인의 기본자세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지켜야할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국궁을 통해 삶이 변화하는 이유다. 서부발전 국궁동호회 청음회 회원들도 국궁을 만난 후 생활이 달라졌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었고 이런 태도는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청음회 회원들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 활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동호회 창단멤버인 해외사업처 고윤호 처장은 회사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국궁장을 보고 호기심에 활쏘기를 시작했고 2021년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 청음회를 만들었다. 현재 청음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윤호 처장, 총무를 맡고 있는 재생에너지처 태양광사업부 최기환 부장을 비롯하여 27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궁장이 회사 바로 뒤편에 위치해 있어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국궁장을 찾고 상시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수시로 모여 개인 습사(연습)를 하고 있다. 특히 월 1회 점심시간에 동호회 자체 대회를 개최하여 회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도 대회 및 승단대회를 대비한다. 자체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상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호기심으로 국궁장에 들렀다가 활의 매력에 빠지는 것 같아요. 활쏘기가 보기에는 단순해 보여도 과녁을 관중(명중)시키기 위해 많은 이치들을 몸으로 느끼고 익혀야 하는 전통 스포츠입니다. 청음회 회원들은 단순히 호기심에 시작하였지만 단증을 취득하고 명궁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음회 배 월간대회, 실력 발휘의 장

오늘은 매달 열리는 동호회 자체대회가 있는 날! 업무상 참석하지 못한 사람을 제외하고 청음회 회원 12명이 국궁장에 모였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짧게 진행되기 때문에 주로 단체전을 시행한다. 오늘도 6명씩 조를 짜고 조별로 합산하여 더 많은 시수를 관중한 팀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우승팀에게 증정할 간단한 상품도 준비했다. 6 대 6으로 나뉜 12명의 사수들은 활을 쏘는 사대에 일렬로 나란히 서서 차례대로 1명씩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쏜다. 은빛 궁대에 화살을 꽂고 활을 든 채 푸른 잔디를 바라보며 사대에 나란히 선 회원들의 모습이 마치 그 옛날 초원을 바라보며 서 있는 전사들 같다. 동호회 자체대회지만 도 대회 못지않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첫 번째 사수는 고윤호 회장. 2021년부터 활을 잡기 시작해 공인 6단의 5년차 궁도인이지만 사대에 서면 언제나 긴장한다.
“국궁은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145m 거리의 과녁을 맞히는 스포츠이다보니 화살이 나의 몸과 마음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여 공중으로 날아갑니다. 전날 습사 결과가 좋았더라도 오늘 스트레스가 있거나 생각이 복잡하다면 여지없이 습사 결과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국궁은 운동이라기보다 수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명불허전! 고윤호 회장의 첫 번째 활은 정확히 과녁에 관중했고 저 멀리 빨간불이 깜빡였다. 다음 사수는 더욱 긴장했고 신중하게 활시위를 당겼지만 아쉽게 활이 과녁 앞에 툭 떨어지고 말았다. 다른 사수의 활은 방향이 틀어졌고 또 다른 사수의 활은 아깝게 과녁을 벗어났다. 2차 경기에서는 긴장이 풀렸는지 사수들의 명중 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3차까지 진행된 시합은 치열했고 고윤호 회장의 활약으로 앞서가던 1조가 2조 마지막 사수의 명중으로 역전을 당하며 패했다. 아쉽지만 두 팀 모두 잘 싸웠다. 우승팀은 환호했고 패자들은 박수를 치며 대회가 화기애애하게 막을 내렸다.

국궁은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145m 거리의 과녁을 맞히는 스포츠이다보니 화살이 나의 몸과 마음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여 공중으로 날아갑니다. 전날 습사 결과가 좋았더라도 오늘 스트레스가 있거나 생각이 복잡하다면 여지없이 습사 결과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국궁은 운동이라기보다 수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대회 단체전 우승을 향하여

청음회 회원들의 국궁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특히 청음회에서 유일하게 단수를 보유한 고윤호 회장은 틈만 나면 국궁장을 찾아 연습한다. 최근에는 고윤호 회장이 2025 만세보령 머드 배 전국 궁도대회에서 2위를 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고윤호 회장은 15발을 쏘아 무려 14발을 명중하며 공동 2위에 올랐고 연장전에서 5발을 쏘아 모두 관중하여 2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동호회 창단 이후 가장 좋은 성과로 청음회의 자랑이 되었다.
이제 청음회의 다음 목표는 전국대회 단체전에서 입상하는 것! 이를 위해 회원들은 하루 빨리 승단심사를 통과하고 각종 대회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 습사에 매진하고 있다. 회원 중에는 활을 잘 내기 위해 주말마다 백화산 등반을 하거나 테니스를 치며 체력을 관리하는 사람도 많다.
“국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평온이 바탕이 되어 하체를 묵직하게 바닥에 고정한 상태에서 왼손(활을 쥐는 손)과 오른손(활시위를 당기는 깍지손)의 균형이 맞았을 때 화살이 예쁘게 곡선을 그리며 날아갑니다. 이때 활시위에서 발사되는 화살의 소리가 청량한 소리를 낸다 하여 우리 국궁동호회의 이름이 청음회입니다. 몸과 마음의 수련을 원한다면 청음회로 오세요. 활의 매력에 푹 빠지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