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라는 무대 위
웃음의 온도를 높이는

‘예능캐’를 만나다

스페셜 라인업 WP 엔터 캐스팅
업무에 몰입할수록 적막이 쌓이는 사무실, 그 속에서 일상을 유쾌한 예능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진심 어린 리액션과 생방송의 담대함, 그리고 시원한 웃음소리로 조직의 온도를 높이는 3인 3색의 ‘오피스 예능캐’를 만났다. 웃음은 동료를 향한 가장 따뜻한 위로라고 말하는 이들의 기분 좋은 에너지를 지금 전한다.

유쾌함이라는 근육을 단련하는 노력형 ‘방청객’

송재혁 주임  |  감사실 총괄감사부

주변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추천이 자자했어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이고, 절대 아닙니다. 저는 태생부터 유쾌한 사람은 아니에요. 철저하게 만들어진 ‘노력형’이죠. 저는 회사에 출근할 때마다 ‘강아지 같은 사람’이 되자고 다짐해요. 주인을 보면 반갑다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강아지처럼 저도 동료들에게 먼저 반갑게 다가가려 노력합니다. 누군가 먼저 환하게 인사해주면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 마음을 얻고 싶어 90도로 허리를 굽히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사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주임님만의 ‘분위기 심폐소생술’이 있나요?

사실 직장인은 눈치가 제일 중요합니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을 때 무턱대고 나서면 안 돼요. 그때는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른바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기)’가 핵심이죠. 제가 분위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적당한 타이밍에 리액션을 얹어 공기를 누그러뜨리려고 상황 파악을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만들어진 유쾌함’이라니, 주임님만의 특별한 리액션 비결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직장인의 리액션에는 세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바로 ‘신속성, 성실성, 진실성’입니다. 일단 무언가 터지면 누구보다 빠르고 성실하게 “우와!” 하고 반응하는 거죠. 사실 아직 진실성 면에서는 연마가 더 필요하지만요(웃음). 저는 스스로를 예능 프로그램의 주인공보다는 ‘방청객 92번’이라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 설 재능은 없지만 어딜 가든 저보다 박수 소리가 큰 사람은 본 적 없을 정도로 호응 하나는 자신 있거든요. 동료들이 마음껏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 그게 제 포지션입니다.

친구들 앞에서도 ‘성실한 리액션’을 담당하시나요?

아뇨, 친구들 사이에서는 일단 아무 말이나 막 던지고 봅니다. 다만 타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아요. 10번 던져서 하나 걸리면 다행인 수준이죠. 일할 때는 리액션에 집중한다면 사적인 자리에서는 일단 시도 자체를 많이 해서 어떻게든 한 번 웃겨보려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일터에서 이런 ‘유쾌함’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밝은 기운은 ‘우연’을 ‘인연’으로 바꿔주는 힘이 있어요. 조직이 크다 보니 메신저나 전화로만 소통하던 분들을 실제로 마주할 때가 있는데요. 그때 평소 주고받았던 유쾌하고 긍정적인 기운이 있으면 첫 만남인데도 마치 오래 함께 일한 선배처럼 반갑게 느껴지더라고요. 결국 그 웃음이 딱딱한 관계의 벽을 허무는 열쇠가 되는 셈이죠.

주임님이 정의하는 ‘직장에서의 웃음’이란 무엇일까요?

웃음은 위로라고 생각해요. “너도 힘들지? 나도 힘들어. 그래도 우리 같이 힘내보자!”라고 말하는 웃음이요. 거창한 코미디가 아니라 서로를 다독이는 따뜻한 위로 같은 웃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생방송의 떨림을 자신감으로 바꾼 ‘마리텔’ 그 학생

이성원 주임  |  군산발전본부 전기제어부

회사에서는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마리텔’이라는 역동적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셨다고요. 어떤 계기였나요?

사실 회사에서의 모습과 친한 사람들 앞에서의 모습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 대학교 때 취업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당시 마리텔 작가님 중 한 분이 학교 선배님이셨어요. 김구라 씨가 진행하던 ‘트루 잡 스토리’라는 콘텐츠에서 모의 면접을 볼 학생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죠. ‘언제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해보겠나’ 싶어 용기를 내어 참여했습니다.

실시간 소통이 핵심인 생방송 예능이었잖아요. 일반인으로서 세트장에 들어섰을 때 기분 어땠나요?

홍대의 한 카페를 개조한 세트장이었는데, 1층에 구경하는 관객들이 정말 많았어요. “입장하세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수많은 카메라와 이 현장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정말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준비해 간 1분 자기소개를 할 때도 목소리가 엄청 떨렸던 기억이 납니다.

김구라 씨와의 면접이라니, 아찔한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아요.

이른바 ‘압박 면접’ 콘셉트였는데, 당황해서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라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죠. 그런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 그 부분이 오히려 재미있게 편집되었더라고요. 다행히 면접 코칭 전문가님께 “자기소개를 이름으로 잘 풀어냈다”, “가장 편안해 보인다”는 칭찬을 들어서 녹화가 끝나고는 무척 뿌듯했습니다.

방송 이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실시간 댓글 반응도 뜨거웠을 텐데요.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힘내”라고 응원 댓글을 달아줘서 큰 힘이 됐어요. 제가 누구 닮았다는 댓글도 올라오고, 방송을 본 뒤에 “네가 왜 거기서 나오냐”며 놀라 연락해 온 친구들도 많았죠. 그때는 지금처럼 숏폼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라서 노출에 대한 부담보다는 생방송 자체에 대한 압박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 시절의 ‘예능 출연’이 지금의 직장 생활이나 성격에 미친 영향이 있을까요?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당시 취업 준비생이었는데, 수많은 사람과 카메라 앞에서의 생방송을 한 번 겪고 나니 실제 면접에서는 훨씬 덜 떨게 되더라고요. 어떤 라이브 현장보다 더 혹독한 경험을 미리 해본 셈이니까요.

다시 한번 예능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엔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으신가요?

요새 풋살과 축구에 푹 빠져 있어서 운동 예능에 나가보고 싶어요. 토크 위주의 예능보다는 몸으로 부딪히는 게 부담이 덜할 것 같고, 좋아하는 축구 선수도 만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사무실의 ‘사운드’를 책임지는 긍정 에너자이저

김연수 차장  |  기획처 전력거래부

주변에서 분위기 메이커라는 추천을 많이 받으셨어요. 정작 본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스스로를 ‘분위기 메이커’라고 정의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저는 공기가 너무 무겁게 가라앉는 걸 견디지 못하는 편입니다. 업무에 몰입하다 보면 긴장감이 높아지고 다들 예민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럴 때 던지는 가벼운 농담 한마디가 팽팽한 긴장감을 녹이는 윤활유가 된다고 믿어요. 거창한 건 아니지만 우리 모두가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먼저 입을 떼는 편입니다.

원래 성격이 밝으신 편인가요, 아니면 사회생활을 위해 장착한 ‘비즈니스용’ 밝음인가요?

타고난 성격도 밝은 편이지만 회사에서는 조금 더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약간의 개그 욕심도 있는 것 같고요(웃음). 즐겁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저를 조금 더 유쾌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분위기를 풀 때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무엇보다 상황에 맞는 ‘톤앤매너’가 중요하죠. 진지해야 할 때는 당연히 진지하게 임하지만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야 할 때는 제 장기인 목소리와 웃음소리를 활용합니다. 목소리도 크고 웃음소리가 정말 우렁차거든요. 아마 제 웃음소리는 사무실 끝까지 다 들릴 거예요. 제가 한 번 시원하게 웃으면 다들 “아, 저 사람 또 터졌구나” 하면서 같이 웃어주시곤 합니다.

이번 호 주제가 ‘예능’입니다.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예능 캐릭터 같은 사람이 꼭 필요할까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어주는 역할’은 조직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건 아니고요(웃음). 다행히 제 주변에 유쾌하고 좋은 분들이 많아서 제가 오히려 그 에너지를 받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예능 캐릭터가 되어줄 때, 회사라는 공간이 훨씬 더 활기차지지 않을까요?

만약 우리 회사를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든다면 어떤 장르가 좋을까요?

제가 평소 <대탈출>이나 <크라임씬> 같은 추리 예능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조금 뜬금없지만 ‘회사 안에서 대탈출’을 하는 프로그램은 어떨까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끔씩 기분 좋은 탈출을 꿈꾸잖아요(웃음). 업무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미션을 해결하며 탈출에 성공하는, 그런 짜릿한 예능 같은 하루를 상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차장님의 웃음소리를 사랑해주는 동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가끔 제 웃음소리가 너무 커서 업무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될 때도 있지만, 그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잠시나마 기분 전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오늘 하루만큼은 예능처럼 유쾌하게 보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