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고 풍습은 기묘하다

문화와 공포 사이, 세계 기행 괴상편

스페셜 라인업 WP 엔터 믿거나 말거나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기묘하다. 어떤 곳에서는 조상의 해골과 함께 축제를 열고, 어떤 곳에서는 총알개미에 물려야 어른이 된다. 누군가에겐 전통이고, 누군가에겐 공포인 세계의 기묘한 풍습들. 지금부터 문화와 괴담의 경계 어딘가로 떠나보자.

파묘를 허락합니다! 볼리비아의 해골축제 나티타스

볼리비아는 전통 축제가 많은 나라다. 그중에서도 ‘해골축제’라 불리는 ‘나티타스’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기묘한 축제다. ‘나티타스’는 ‘코가 없음’을 뜻하는 말로 곧 해골을 의미한다. 볼리비아 원주민 우루 치파야족의 풍습에서 비롯됐으며, 사람의 해골이 불행을 막고 소원을 들어준다는 민간신앙에서 전래했다.
축제는 매년 11월 8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가족이 죽으면 매장한 뒤 1년 후 다시 무덤을 열어 해골만 꺼내 집에서 보관한다. 그리고 축제 기간이 되면 꽃장식과 모자, 선글라스로 해골을 꾸미고 담배까지 물려 살아 있는 사람처럼 치장한 채 라파스 묘지공원으로 행진한다. 해골이 많을수록 복을 받고 액운을 막는다고 믿어 무연고자의 해골까지 모시기도 한다.

아나콘다 말고 총알개미
아마존 사테레 마웨족의 성인식

아마존 정글의 원주민 사테레 마웨족은 험난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만큼 용맹함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이들의 성인식은 세상에서도 손꼽히는 악명 높은 의식으로 유명하다. 바로 총알개미에게 물리는 것이다.
성인식이 시작되면 소년들은 총알개미가 가득 들어 있는 장갑에 양손을 넣는다. 총알개미의 독성은 총에 맞은 듯한 고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명을 지르면 성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 의식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보통 10분씩 20번 가까이 반복하며, 이후 손은 심하게 붓고 상처가 남는다. 부족은 그 상처를 전사의 증표로 여긴다. 어쩌면 위험한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극한의 예행연습인지도 모른다.

시체와 함께 지내는 밤
인도네시아 토라자족 장례식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깊은 산악지대에 사는 토라자족은 독특한 장례 문화로 유명하다. 누군가 죽으면 곧바로 매장하지 않고 방부 처리한 뒤 집 안에 시신을 모셔둔다. 가족들은 시신을 살아 있는 사람처럼 대하며 매일 식사를 차려준다. 이렇게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함께 지낸 뒤 성대한 장례식을 치른다.
토라자족의 장례식은 슬픔보다는 축제에 가깝다. 죽음을 끝이 아닌 또 다른 세계로 떠나는 과정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장례식에서는 돼지와 물소를 잡아 손님들을 대접하는데, 특히 물소는 저승에서의 풍요를 상징하는 귀한 동물이다. 많이 바칠수록 망자가 편안하게 지낸다고 믿는다. 마을 사람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죽은 이를 마지막까지 떠들썩하게 배웅한다.

그 운 나도 좀 가져갑시다!
한국의 은밀한 주술의식 가위 서리

첨단 기술과 K-문화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도 은근히 살아남은 기묘한 풍습이 있다. 바로 ‘가위 서리’다. 가게 번창이나 부동산 거래를 위해 잘되는 가게의 가위를 몰래 가져와 행운의 기운을 옮겨온다는 믿음이다.
방법도 꽤 기묘하고 구체적이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맛집이나 미용실에서 주인이 자주 쓰는 가위를 몰래 가져와야 효험이 있다고 여긴다. 그렇게 얻은 가위는 현관문 안쪽이나 신발장 깊숙한 곳에 날이 위를 향하도록 벌려 둔다. 이는 재물운은 붙잡고 잡귀는 잘라낸다는 의미를 가진다. 문화인류학에서는 이런 풍습을 타인의 행운을 모방해 가져오려는 ‘모방 주술’의 한 형태로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