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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인터뷰 3

음수사원 정신으로 근본을 좇다

김대훈 KLIC 기술본부장

“라오스 현지인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고자 음수사원(飮水思源)에 대해 설명하곤 합니다.”
음수사원은 중국 남북조시대의 문인 유신(庾新)이 남긴 말이다. 직역하면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근원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김대훈 기술본부장은 “이 말은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박형덕 사장님이 강조한 말씀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근본을 강조하는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이곳 발전소가 운영된 지도 4년이 흘렀습니다. 관성에 젖어 근무 태도가 느슨해지면 설비 고장이나 안전사고가 나타날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을까요. 안전의식을 바탕으로 기본 책무에 충실하자는 뜻에서 라오스에서도 안전 기원제를 지냈습니다.”
특히 지난해 KLIC 파견 직원 가운데 한 명이 빠져나가면서 안전 관리 업무를 총무팀장이 겸하고 있는 탓에 안전 관리가 사각지대로 남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물론 발전소 운영 면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지만 그것만 강조할 수는 없다. 기술본부장은 발전운영, 계획, 총무, 인사, 노무, 예산, 안전 등 발전소 전반을 관장하는 사업소장의 역할을 하면서 수익 창출 등 재무적인 부분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부모님의 사업을 물려받아 키워나가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기 사업을 하다 보면 사업과 관련된 모든 방면에 관심을 가져야 하잖아요. 투자 판단과 관련해 이사회에 안건을 올릴 때도 내 가게에 물건을 들여놓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꼼꼼히 살펴봅니다. ‘작은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흰머리가 늘어난 이유입니다.”
당장은 이익이 예상돼도 결국 환율 리스크가 문제다. 50억원대인 예상 이익이 한순간에 10억원대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 위기의식을 갖지 않으면 열심히 일했어도 쌓아둔 실적이 외부 변수에 와르르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 늘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까지 꿰뚫어야 모회사에 이익을 남겨줄 수 있다고 유념한다.
헤쳐 나갈 길이 까마득하지만 애사심 있는 동료들과 함께여서 좋다. 김 본부장은 “팀장 한 명이라도 누수가 생기면 그가 관리하는 수십 명의 업무가 취약해집니다. 그만큼 구성원 하나하나의 역할이 중요하죠. 능력이 뛰어나고 회사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과 동료로 일할 수 있어 만족합니다”라고 전했다.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정한우 사업개발본부장 겸 토목팀장

“다른 발전사들은 라오스 내 한국서부발전의 위상에 대해 부러워합니다. 앞으로도 라오스 안에서 한국서부발전의 긍정적 이미지가 유지되도록 회사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많이 지원해 줬으면 해요.”
정한우 사업개발본부장은 라오스, 태국 등 인근 국가 내에 사업성이 우수한 신규사업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업개발 업무를 하다 보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우호적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킹은 단기에 이뤄지지 않아요. 신규사업 개발을 위한 빠른 사업정보 취득, 우호적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라오스 공무원이나 파트너사와의 신뢰 형성이 필수입니다. 늘 나 자신이 한국서부발전의 대표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중하고 세련된 매너를 보이려 노력해 왔어요.”
이런 태도는 구체적 성과로도 이어졌다. 지난 3월 태국 방콕 EGAT 본사에서 EGATi, 한국서부발전, MKCE, 스미토모간 라오스 무앙콩 500MW 태양광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업무협약 1년 전 사업개발사인 MKCE와 만나 EGAT와 PPA를 체결할 예정이니 EGATi를 참여시키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받아들여진 결과다. 참여사 모두 우수한 재무구조를 가진 만큼 기대할 만한 사업이라고 자부한다.
토목팀장을 겸하는 정 본부장은 지난 2018년 일어난 댐 붕괴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측량하고 이상징후를 감지하는 중역을 맡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부임 후 맞은 우기 때 보조댐 E&F의 침하를 감지해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한 바 있다.
“침하가 감지되고 난 후 PNPC와 OE에 즉시 통보하고 비상대책 회의를 열어 주의 깊게 모니터링했습니다. 현상을 보다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이틀에 한 번꼴이던 측량 주기를 매일로 단축했습니다. 주주사의 직원으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몰입한 결과 안전하게 우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내년이면 라오스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복귀하는 그는 자신의 임기 동안 구축한 네트워크와 성과가 더욱 견고해지도록 남은 기간 신발 끈을 더욱 조일 계획이다.
“향후 한국서부발전이 라오스라는 거점에서 태국 등 주변국으로 사업을 확장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했으면 합니다. 아울러 토목팀 시스템에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 후임자가 무탈히 적응하도록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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