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국가산업단지’, ‘산업 경제 도시’다. 자칫 공단의 차가운 이미지만 떠올릴 수 있지만, 사실 구미는 고소득 제조업 일자리가 많고 주거환경이 쾌적해 젊은이들이 많은 도시에 속한다.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구미에서 예스러움과 젊음의 활기를 동시에 느껴보자.
글. 정재림 사진. 고인순
경북 구미 원평동에 위치한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은 구미의 오랜 세월과 함께 성장한 시장이다. 오일장으로 시작된 자그마한 장터에 1975년 처음 상가 건물을 올렸고, 이후 정비를 거쳐 상설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것. 지금은 점포와 노점이 모두 합해 700여 점에 달한다. 구미에서 가장 큰 규모다. 위치적인 이점도 한몫했다. 구도심지이기도 한 원평동은 경부선 구미역에서 도보 3분 거리로 아주 가깝다. 구미 지역 주민은 물론 타지역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이유다.
구미시도 이러한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의 장점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6월에는 ‘구미낭만야시장’을 기획해 주말마다 저녁 9시까지 야시장을 운영했다. 야시장에 대한 추억을 더듬어보는 기성세대와 특별한 행사를 경험해 보려는 신세대까지 다양한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또한 10월에는 이틀간 ‘구미푸드페스티벌’을 개최해 송정맛길(송정복개천)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재미있는 공연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어 11월 첫째 주에는 3일간 구미역 역전로에서 ‘구미라면축제’도 진행했다. 갓 튀긴 라면을 맛보거나 자신의 취향에 맞게 면, 스프, 토핑, 봉지까지 꾸며보는 라면 DIY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통해 구미역과 구미새마을중앙시장 이용자도 함께 늘었다. 이렇듯 크고 작은 행사로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에는 늘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이 함께했다.
구미역에서 가장 가까운 구미새마을중앙시장 서문에 도착하자 반대편 동문까지 200m 정도 다양한 점포가 늘어서 있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 시장은 십자 형태를 하고 있어 동서남북으로 출구가 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서문은 역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도보로 찾아온 방문객들이 특히 많다고. 그래서인지 입구부터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가득 팔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시장에 들어섰다.
구미새마을중앙시장만의 특징은 시장을 4구역으로 나누어 각각 한우골목, 족발골목, 순대골목, 국수골목 등으로 특화 골목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입구에 커다랗게 시장 안내도와 구역도를 붙여놓았으니 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구미새마을중앙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무침족발이다. 일명 구미의 9味 중 하나라는 족발을 특제 마늘소스에 버무려 먹는 것인데 가게마다 양념 비법도 다르고 맛도 달라 비교해 가며 먹는 재미가 있다.
이 밖에도 순댓국, 칼국수, 분식 등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해 발길을 붙잡는다. 식도락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더욱 만족하게 될 구미. 구미새마을중앙시장에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풍성한 볼거리, 즐길 거리로 전통시장의 매력을 듬뿍 느껴보자.
미역국에 황태를 넣고 끓여 뽀얀 국물에 옹심이가 가득 들어 있는 찹쌀수제비. 쫀득한 식감과 걸쭉한 국물이 만나 감칠맛을 더한다. 특히 시골 인심 가득 담긴 한 그릇은 양이 푸짐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일반적인 족발도 있지만 구미새마을중앙시장에서는 무침족발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마늘 양념과 깨로 짭조름하게 무친 족발과 흔히 볼 수 없는 매콤한 닭발편육까지 곁들이면 식사는 물론 술안주로도 알맞다.
구미 순대국밥의 특징은 다진 고추, 후추, 다진 마늘이 든 양념장이 먼저 들어가 있다는 것. 순대와 간, 허파 등 내장이 가득 들어있어 마치 내장국밥 같다. 별미인 깍두기를 국밥에 올려 먹으면 한 그릇 뚝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