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년 단골 동네 허름한 음식점
퇴근하다 잠시 시간이 되면 들르는 묵은지 음식점. 작고 허름하지만 정이 물씬 넘치는 곳이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아무 일도 없어서, 소주 한잔이 그리울 때 발이 먼저 나를 이끄는 곳이다.
#2. 고향 뒷산
유치원 시절 할아버지 손잡고 올라가면서 산딸기 따먹고, 초등학교 다닐 땐 6년 내내 소풍으로 가 지겹다고 말했지만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면 늘 가던 이 작은 뒷산이 추억 가득한 제 아지트입니다.
#3.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던 사진관
토요일 방과 후 약속이라도 한 듯 늘 하나 둘씩 사진관으로 모였습니다. 친구 아버님은 점심도 사주시고 재밌게 놀 수 있도록 다락방도 치워주셨죠. 호기심에 만지작거렸던 카메라는 저의 취미가 되었습니다. 그때 그 사진관이 이제는 없어졌지만 그 앞을 지날 때면 열일곱살 추억이 떠오릅니다.
#4. 태안의 원북 이화산
자연의 향기가 그리울 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
나와 동기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고마운 곳
#5. 화장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생겼지만 저만의 공간은 잃었네요. 제가 인터넷 서핑을 좋아하는데 혼자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방황하던 중 발견한 화장실. 아직까지 가족 누구도 터치하지 않은 공간입니다. 가끔 여기서 방해받지 않고 영화나 재밌는 예능 짤방을 보고 있노라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낀답니다. 음...좀...구차한가요?
#6. 서산 스타벅스 커피점
스타벅스의 커피향기는 저에게 안식을 준답니다. 태안에서는 마실 수 없는 그 초록색의 따뜻함은 지치고 힘든 저에게 유일한 안식을 주지요~
#7. 동네 도서관
오랜 시간 공부하다보니 가끔은 집보다 편한 곳이 되었습니다. 열람실에서 공부하다보면 재취업한 고등학교 동창, 알고 지내던 선후배, 심지어 시집간 첫사랑과 그의 아들도 만나곤 합니다. 빠르게만 사는 제게 시간이 조금 느리게 가는 도서관은 제 삶의 조각입니다.
※ 「2019 3+4 vol.88」 이전 사보는 PDF파일 다운로드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