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촌스러움이 요즘 트렌드, 뉴트로 패션
writer. 편집실 / photo. 전재천
태안발전본부 기술지원처 화공운영부 도현지 사원 & 서인천발전본부 발전기술실 발전부 김동명 사원
빅로고가 촌스럽다고요?
“뉴트로 관련 아이템들을 보면 신기한 것들이 많아요. 90년대 옷을 재현해놓은 것을 봤는데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예쁘더라고요. 특히 어렸을 때 엄마가 입혀주시던 코듀로이 소재나 부츠컷 청바지가 요새 많이 보이는 걸 보면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뉴트로 문화의 중심에 있는 도현지 사원에게 이번 콘셉트는 하나의 놀이이다. 그 놀이의 첫번째 스타일은 빅로고 패션.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의 로고를 숨기려 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놓고 크게 자신의 브랜드 로고를 내보이는 것을 촌스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8090시대의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그때 그 시절의 빅로고가 다시 돌아왔다. 도현지 사원은 맨투맨 티셔츠에 테니스 스커트를 매칭했다. 파스텔 톤의 하늘색과 분홍색이 조화를 이룬 맨투맨 티셔츠와 하얀색 테니스 스커트는 긴 겨울을 밀어내고 봄의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에 스포티한 느낌에 어울리는 롤링백을 들었다.
김동명 사원은 도현지 사원보다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내기 위해 트레이닝복을 선택했다. 영화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의 요즘 버전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빅로고 스타일에 맞게 상의는 물론 하의에도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혀있다. 트레이닝복 스타일에서 포인트는 바지 밑단을 양말 속에 넣는 것! 누가 이렇게 입을까, 싶지만 이것이 요즘 젊은 층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한다.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
복고(Retro)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레트로 문화. 보통 복고라 하면 젊은 층에게는 아주 먼 시절의 이야기다. 하지만 복고라는 것은 각자의 기준에서 자신만의 추억을 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라고 해서 자신만의 추억의 복고가 없는 건 아니다.
“제 추억의 아이템이라 하면 아버지의 필름카메라에요.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우연치 않게 아버지의 필름카메라를 쓰게 되었던 기회가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저의 성장과정을 담았던 카메라죠.”
필름카메라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분위기가 좋아 여행을 갈 때면 그 카메라를 항상 챙겨가곤 한다며 김동명 사원이 말한다. 세상이 변하고 옛 물건은 디지털화 되어 편리해졌지만 오랜 시간을 품고 그 안의 이야기를 담은 물건을 온전히 대체하지는 못했다. 도현지 사원 추억의 아이템은 교복이라고 한다. 학생 때는 교복입기 싫어 이래저래 딴 짓도 해보았지만, 출근할 때마다 옷 고르는 생각하면 교복입었던 그 때가 좋았다고 웃으며 말한다. 학생시절 우리가 어른들에게 듣던 ‘교복 입고 다닐 때가 좋은 거야’라는 말. 그저 어른들의 훈수 정도라 생각했지만 이제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걸 보면 우리도 어느새 세상의 ‘단짠’을 알게된 어른이 되었다.
경성의 셀럽! 모던보이 & 모던걸
요즘 젊은 층에 있어 가장 핫한 놀이는 콘셉트 사진 찍기다. 그 중에서 콘셉트 사진관 예약 1순위가 바로 경성시대 스타일. 우리도 트렌드에 맞춰 경성시대 스타일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콘셉트에 맞춰 의상을 갈아입고 나온 두 사람. 도현지 사원은 그 시절의 모던걸이 되었다. 꽃자수가 포인트인 버건디색 롱원피스를 입고, 망사 미니 페도라를 써 그 시대의 분위기에 방점을 찍었다.
“사실 친구들이랑 경성스타일 콘셉트로 사진 찍으러 가기로 했어요. 먼저 한번 입어보니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도현지 사원의 한 마디 말에 이번 콘셉트 촬영이 젊은층들의 트렌드임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도현지 사원이 경성시대 모던걸이라면 김동명 사원은 모던보이로 변신했다. 진한 회색의 스트라이프 수트를 쓰리피스로 착장했다. 여기에 2:8 포마드 스타일로 머리를 완성하며 경성시대의 멋쟁이로 탄생했다. 그 시절의 분위기를 내고자 조명도 다운시키고 촬영 포즈도 조금은 딱딱한 자세를 취해보았다. 처음의 어색함도 이제는 재미가 되어 여러 포즈도 이젠 척척이다.
“뉴트로 문화가 1020세대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게 하고 3040 이상 세대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아요. 모든 세대가 함께 향유할 수 있어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문화인 것 같아요.”
김동명 사원의 말처럼 세대를 분리하고 다른 견해차가 생기는 것이 아닌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바로 뉴트로인 것 같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도현지 사원은 “요즘 이런 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예요. 선배님들도 가족, 친구들과 함께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추천한다.
이번 봄나들이에는 뉴트로 패션으로 스타일리시하게
도현지 사원의 추천과 함께 선배들에게 권하고 싶은 ‘요즘’ 문화가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물으니 김동명 사원은 ‘브이로그’라고 답한다.
“굳이 웹에 올리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상, 경험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사진과 는 또 다른 맛을 주는 것 같아요. 동기들이랑 엠티를 갈 경우에 영상으로 기록하는데요. 훗날 다함께 본다면 굉장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뉴트로’라는 콘셉트로 진행한 패션피플 촬영.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이었다.
“올해 뉴트로가 트렌드라고 해요. 따뜻한 봄날 나들이 갈 때 뉴트로 패션으로 멋을 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오늘 처음 입어보는 옷이라 걱정 많이 했는데,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을 적절히 섞어도 훨씬 센스있게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들 이번 봄에 도전해보세요!”라며 도현지 사원이 서부인들에게 패션 제안을 한다.
뉴트로 패션이라고 해서 어려울 것 하나 없다. 나의 반짝반짝 빛나던 청춘 시절을 떠올리면 된다. 내 인생 최대의 멋을 내려 했던 그때 그 시절. 만약 누군가가 “요즘 누가 이렇게 입어!”라고 핀잔을 준다면 이렇게 말하자. “이게 바로 요즘 힙한 문화 뉴트로 패션이에요!” 당당하게 뉴트로를 외치고 시도하는 당신은 이 시대의 패션피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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