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택시 ‘고요한M(고요한 모빌리티)’은 마음을 잇는 따뜻한 이동을 모토로 고객과 장애인 운전자를 잇고, 꿈과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청각장애인 일자리 해결과 교통약자 이동권 개선에 앞서는 등 사회적 가치 확산에 힘쓰고 있는 고요한M의 송민표 대표를 만나보았다.
글. 송지유 사진. 안지섭
“고요한M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도 고요한M과 함께 즐거운 하루 되세요.”
차량에 탑승하면 운전기사의 인사말 대신 좌석 앞에 부착된 태블릿 PC 스크린에 환영 인사가 뜬다. 바로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전하는 ‘고요한M’의 탑승 모습이다. 태블릿 PC에 ‘기사님께
말하기’, ‘여기서 내릴게요’ 등의 버튼도 마련되어 있어 요구사항을 키보드로 쳐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음성으로 말하면 글자로 전달되어 기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고요한M에서는 불편한 대화도
난폭운전도 없는, 고요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고요한M은 ‘마음을 잇는 따뜻한 이동’을 모토로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는 호출형 차량 공유 서비스입니다. 차량 내에 승객과 청각장애인 드라이버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설루션과 운전자 지원
시스템, 스마트 워치 탑재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되어 더욱 안전하게 승객을 응대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소셜 벤처 코액터스 주식회사의 송민표 대표는 청각장애인 등 일자리 취약계층의 문제를 해결하고, 교통약자와 이동이 필요한 모든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고요한M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송민표 대표는 대학 재학 중 ‘IT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 생각으로,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각장애인 운전기사가 승객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설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에 코액터스가 출범, 택시 회사에 청각장애인을 연계하는 고요한 택시 서비스를 진행했다. 2020년에는 국내 1호 여객 자동차 플랫폼 운송사업자로서
플랫폼 기반 운송 서비스 고요한M을 론칭, 직접 청각장애인 드라이버를 고용해 SUV, 전기차, 블랙캡 등의 차량을 운행하고 앱을 통해 호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요한M은 총 110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검증 절차(음주 운전 등 범죄 이력 여부 확인, 운전 능력 테스트 등)를 통과한 45명가량의 베스트 드라이버들이 활동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함께한 기사님이 제 손을 잡고,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어 아무도 우리를 위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자리를 만들어 일할 수 있도록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크게 남아있습니다. 또 고객분들도 ‘감동 받았다, 너무 좋은 취지의 사업이다, 좋은 경험을 했다’는 후기들을 많이 남겨주셨습니다. 예상보다도 더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아서 저희도
놀랐습니다.”
청각장애인 기사들의 경우 고요한M이 첫 직장인 경우도 많아 사회인으로서 한 걸음 내딛는 창구로서의 의미도 더해지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가치와 기술을 접목해 궁극적으로 청각장애인
및 장애인들의 경제 및 사회 활동 환경 개선에 기여한 서비스로 평가된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송민표 대표는 2023년에 ‘제4회 대한민국 체인지메이커’ 복지 분야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요한M을 통해 청각장애인 드라이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됐습니다. 그로 인해 지금은 일반 택시 회사에도 많은 청각장애인 드라이버가 취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직업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송민표 대표가 밝힌 목표처럼 고요한M은 자회사 지엔카를 통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차량에 슬로프를 장착해 휠체어를 타고 탑승할 수 있는 특수차량 렌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노인 또는 일시적 장애인들의 운송 및 병원 이동 동행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교통약자의 이동권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고요한M이 서부발전에서 주신 체인지메이커 상을 통해 사회에 한 번 더 알려지고, 고객들이 더 많이 찾는 서비스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창출에 애쓰고
특화 서비스를 발굴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려 노력하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서부발전 임직원분들께서도 저희 서비스를 많이 이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송민표 대표는 앞으로도 변화하는 미래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프로젝트·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추가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펼친다. 또한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해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국내 첫 시도, 남들이 하지 않는 사업을 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발걸음이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첫걸음이 되었으며 또 사회적 인식 변화의 전환점이 되었다. 고요한M은 더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 환경 개선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오늘도 희망을 싣고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