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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자원과
버리는 마음을 터치하다

(주)터치포굿

한국서부발전은 매년 사회혁신 체인지메이커 시상식을 통해 우리나라 곳곳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이바지한 사회혁신 활동가를 격려하고 있다. 2021년 환경혁신 체인지메이커로 선정된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를 만나보았다.

버려지는 것들에 새 생명과 가치를 불어넣다

2008년에 설립된 터치포굿은 1세대 업사이클링 기업으로 약 500가지의 활용 가능한 소재를 발굴하여 직접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컨설팅이나 교육을 통해 소재 공유를 하고 있다.
“2007년에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사회적기업이 뭐길래 법까지 제정되었을까’하는 청년 세미나가 열렸었어요. 당시 국내에는 사회적기업이 30여 개밖에 없었거든요. 세미나 4개 그룹 중 제가 속한 그룹은 ‘환경’을 테마로 버려지는 것들의 재활용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당시에도 업사이클링 개념의 제품은 있었지만, 품질이 너무 낮거나 비싼 것들로 양분화되어 있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세련된 삶에 도움이 안 된다며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호하지 않았다. 그래서 박미현 대표는 2008년에 마음과 뜻이 맞는 청년들끼리 뭉쳐 젊은 세대도 기꺼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을 설립했다.
‘터치포굿’(TOUCH4GOOD)은 ‘버려진 자원과 버리는 마음을 터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사명의 의미처럼 사람들이 터치포굿의 제품을 통해 버려지는 자원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업사이클’을 초기 제품 브랜드명으로 사용했다.
“회사 설립 당시에는 ‘업사이클’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단어였어요. 다양한 업사이클 소재를 연구하고 이것을 제품으로 디자인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는 회사인만큼 ‘업사이클’이란 단어를 대중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2013년부터 ‘업사이클’이란 브랜드명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대중화된 ‘업사이클’이란 명사를 모두가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소재를 계속해서 발굴해 제품군과 브랜드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 터치포굿 대표 제품들



환경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

박미현 대표는 제품 하나에도 업사이클 스토리를 담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면 버려지는 페트병을 소재로 한 담요와 스카프의 수익금을 동물복지에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의 구매에 가치를 불어넣는다.
“터치포굿이 개발한 업사이클 소재만 무려 500여 가지가 됩니다. 그중에 우리는 100여 가지 소재를 활용해 제품으로 만들고 있죠. 소재마다 다른 업사이클링 과정을 통해 제품으로 탄생하는데, 이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와 함께 공유한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에요. 이를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닫고 환경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생겼으면 하거든요.”
터치포굿은 도시 환경교육 전문팀을 별도로 운영한다. 학교나 지역아동센터에서 환경교육을 요청하면 강사를 파견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 최근에는 ESG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기업에서 기업 폐기물 컨설팅이나 직원 교육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또한 작년부터 ‘리플라(RE:PLA) 연구소’ 운영을 시작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톤 단위로 작업하다 보니 소규모 창작자들이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재활용 기계를 소규모 형태의 기계로 만들어 리플라 연구소에 설치해 소규모 창작자들과 공유하고 ‘리플라’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학교나 기관에서 사용한 플라스틱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모아서 리플라 연구소에 방문하면 재활용하는 과정을 구현하는 교육도 진행합니다. 리플라 연구소는 직접 가져온 재활용 소재를 다시 제품으로 만들어 가져가는 열린 체험교육장인 셈이죠. 현재 ‘찾아가는 리플라 연구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미현 대표는 “더 많은 자원을 발굴하고, 버려지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알리는 것이 터치포굿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목표”라고 말한다. 쓰레기를 버리는 삶에 익숙한 많은 사람이 이제는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삶을 살도록 터치포굿이 든든한 안내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