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등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대규모 연료 사용처인 발전사를 중심으로 화석연료에서 수소로 주 에너지원을 전환하고 있다. 또한 구글, SK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하는 ‘Net-Zero’를 선언하는 등 앞으로 화석연료 사용은 더욱 급속도로 감소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서부발전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인 수소 핵심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는 환경오염이 없는 청정에너지원이다.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고갈될 우려나 지역 편중이 없는 가장 흔한 원소이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불확실성의 단점을 보완해 에너지를 저장 및 공급해줄 수 있는 연료라는 면에서 다양한 장점이 있다. 다만 비경제적 수소생산 단가로 인해 지금 당장은 대규모 연료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발전소를 포함한 모든 산업계에 대규모 수소 수요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수소 관련 기술 수준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또한 미래에 수소 가격이 기존 연료 이하로 안정화된다면 수소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무고갈, 친환경 연료가 될 것이다.
현재 수소연료는 일부 산업계 및 연료전지 발전에 사용될 뿐 아직 천연가스처럼 산업 전반에서 찾아보긴 쉽지 않다. 하지만 향후 2050년에는 수소 사용량이 현재의 100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2020년 9,000만 톤이었던 전 세계 수소 수요가 2030년에는 2억 톤, 2050년에는 5억3,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 역시 2021년 국내 수소 사용량 22만 톤에서 2030년에는 390만 톤, 2050년에는 2,700만 톤으로 늘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청정수소 비율 역시 2050년에는 100%까지 예상했다. 이처럼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원으로 수소연료가 중요해진 만큼 한국서부발전은 수소사업의 전담부서인 수소기술사업부를 중심으로 수소 핵심기술 및 사업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는 LNG나 석탄처럼 취급이 쉽지 않다. 수소를 저장성이 좋은 액화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253℃ 이하 초저온 상태로 변환해야 한다. 또한 연소 시 고온에 의한 질소산화물 발생, 폭발성에 따른 까다로운 안전규정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생산부터 유통, 활용까지 고도의 기술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탄소중립과 수소를 향한 목표는 전 세계가 같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켄지는 2050년 수소경제 규모를 약 3,000조 원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기술개발 및 시장선점을 위한 글로벌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기술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다소 격차가 있다. 하지만 아직 기술개발 초기 단계고, 블루오션 사업인만큼 한국서부발전은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즉, 한국서부발전의특장점을 살린 기술개발, 공동사업개발 등을 통해 수소기술 사업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국내 유일 IGCC 합성가스를 활용한 청정수소 및 바이오수소생산기술 확보, 국내 최초 수소 혼소 터빈 실증을 통한 기반기술확보 등 독보적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과제 및 실증사업 참여 확대, 정부·지자체·기업과 연계한 수소사업모델 공동개발, 제3자 PPA를 연계한 국내기업 RE100 지원, 한국서부발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 진출 등 수소생태계 기술선도 및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수소생산뿐 아니라 수소를 활용한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수소 혼소 및 전소 터빈’이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의 기존 연료인 LNG에 수소를 혼합하여 연소하는 방식이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대응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LNG 복합의 가스터빈을 개조 또는 교체하는 수소터빈 발전은 반드시 활용해야 할 기술이다.
현재 한국서부발전은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발전을 실증 중이다. 평택1복합 폐지설비를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인 수소 혼소율 50%에 도전하고 있다. 수소 혼소 50% 시행 시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기존대비 약 20%, 70% 시행 시 40% 감축이 예상된다. 현재 충남 대산으로 평택 폐지설비를 이전하여 재설치 중이며, 2023년 초에는 실증에 들어간다. 실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에 수소 70% 이상 혼소 실증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수소 혼소 발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평택에 1,400MW급 대규모 수소발전단지를 구축하고 전소 터빈을 비롯해 국내 수소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수소생산-발전-RE100’ 전력공급의 선순환 수소경제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은 암모니아를 분해하여 이산화탄소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 혼소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수소공급 방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실증과제가 진행 중이며 현재 수준은 1톤/일 급의 파일럿 실증으로 이후 상용급 설계기술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서부발전은 2030년부터 9, 10호기를 대상으로 암모니아 혼소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암모니아 혼소 관련 ‘Carbon Free 친환경 암모니아 발전 기술개발과제’를 통해 혼소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대규모 수소연료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대형 가스터빈 전소발전 시 소요되는 수소는 수십만 톤에 달하는데, 이를 자체생산 능력으로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연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서부발전은 ‘여수 묘도 연료 터미널 개발사업’과 기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인프라를 활용한 ‘평택 연료 도입사업’, ‘그린수소 도입 다각화’ 등 대규모 수소연료 확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한국서부발전은 해양 미생물(고세균)과 합성가스를 이용한 수소생산, 온실가스를 활용한 초임계 CO2 발전, 천연가스 플라즈마 반응을 통한 수소생산, 메탄올 기반 DME 연료를 이용한 수소생산 등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국서부발전을 비롯해 발전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소기술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Carbon–Free 친환경 수소생산 기술’과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수소생산기술’이다. 정부도 이러한 노력을 견인하기 위해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와 청정수소인증제 등을 준비 중이다.
기존의 화석연료와 부생수소를 통한 수소 추출방식은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물론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CCUS 기술이 개발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전해와 같은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발생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가 수소산업을 이끌 궁극적 청정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리드 전력이 아닌 재생에너지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국내는 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이용률이 각각 15%와 24%에 불과하다. 유럽과 미국의 이용률(태양광 24%, 풍력 50%)과 비교하면 매우 불리한 환경이다. 따라서 한국서부발전은 앞으로 그린수소 기술개발과 더불어 재생에너지 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최적 생산모델 개발 등 재생에너지 발전기술 역시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