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감과 이타성
공감과 이타성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성’이 필요하겠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타성은 인간이 지닌 따뜻한 본성이 아니다.
뇌과학자에 따르면 우리의 뇌가 선택한 ‘생존 전략’이 바로 공감과 이타성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타성은 인간이 지닌 따뜻한 본성이 아니다.
뇌과학자에 따르면 우리의 뇌가 선택한 ‘생존 전략’이 바로 공감과 이타성이다.
글 김학진(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순수한 이타성 뒤에 감춰진 인정 욕구
인간의 뇌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존과 번식이라는 삶의 궁극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가장 효율적인 보상을 찾아 학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타인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싶은 인정 욕구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뇌가 필연적으로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욕구다.
타인을 돕는 이타적 행동은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목표에 도달하도록 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이며, 불행에 처한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행동은 도움을 받은 뒤 그 사람이 나에게 보낼 감사의 표시 그리고 그 행동을 본 주변 사람들이 내게 보낼 따뜻한 시선에 대한 무의식적인 기대가 촉발한 반사적인 행동일 수 있다. 이런 기대는 과거 경험이나 관찰을 통해 반복적으로 학습된 까닭에 그 계산 과정을 의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동화되어 우리의 뇌 속 깊은 곳에 저장되었다. 종종 순수한 이타성의 증거로 제시되는 ‘대가 없는 도움’ 뒤의 뿌듯함이 자리한다. 이는 이타적 행동 후 주어졌던 칭찬과 감사에 대한 반사적이고 자동화된 기대 때문일 수 있다.
타인을 돕는 이타적 행동은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목표에 도달하도록 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이며, 불행에 처한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행동은 도움을 받은 뒤 그 사람이 나에게 보낼 감사의 표시 그리고 그 행동을 본 주변 사람들이 내게 보낼 따뜻한 시선에 대한 무의식적인 기대가 촉발한 반사적인 행동일 수 있다. 이런 기대는 과거 경험이나 관찰을 통해 반복적으로 학습된 까닭에 그 계산 과정을 의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동화되어 우리의 뇌 속 깊은 곳에 저장되었다. 종종 순수한 이타성의 증거로 제시되는 ‘대가 없는 도움’ 뒤의 뿌듯함이 자리한다. 이는 이타적 행동 후 주어졌던 칭찬과 감사에 대한 반사적이고 자동화된 기대 때문일 수 있다.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공감’과 ‘관점 이동’
최근 뇌과학자들은 인간이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첫 번째 방식인 ‘공감’은 나의 현재 신체 상태 혹은 과거 유사한 경험을 재료로 사용해서 만드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과정이다.
다시 말해 나의 과거 경험과 현재 신체 상태에 따라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즉각적인 해석, 즉 공감 반응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고통을 겪는 이들을 보며 마치 나의 고통처럼 견디기 힘들어하고 가해자들을 향해 강한 분노를 느끼는 경우 이를 자신의 뛰어난 공감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어쩌면 사실 과거에 원만하게 해소되지 않은 자신의 유사한 감정을 피해자에게 투사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제한된 과거 경험을 재료 삼아 어설프게 재구성한 '공감'은 오히려 무례함이나 폭력에 더 가깝다.
타인을 이해하는 두 번째 방식은 ‘관점 이동’이다. 공감과 달리 관점 이동은 나와 전혀 다른 과거 경험을 가진 타인의 생각이나 의도, 감정 등을 그 사람의 최근 상황, 말투, 몸짓 등을 토대로 추론하는 고도의 심리 과정을 말한다. 흔히 공감과 관점 이동을 동일한 것으로 혼동하기 쉽지만 사실 이 둘은 뇌에서 전혀 다른 신경 회로를 사용하는 매우 다른 심리 과정이다.
관점 이동은 자기중심적인 공감과 달리 비교적 타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유리할 수 있지만 단점이 있다. 바로 많은 정보 처리와 시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우리 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관점 이동 대신 직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공감을 사용하게 된다. 관점 이동이 사용되는 특별한 경우란 바로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기적인 목적이 요구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공감해주는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껴 그의 호감을 원하게 되면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관점 이동을 시도할 수 있다. 실제로 타인의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도 관점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을 발견했다. 결국 자기중심적인 공감과 이기적인 목적의 관점 이동 모두 오롯이 타인만을 위한 마음의 작용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타인을 이해하는 두 번째 방식은 ‘관점 이동’이다. 공감과 달리 관점 이동은 나와 전혀 다른 과거 경험을 가진 타인의 생각이나 의도, 감정 등을 그 사람의 최근 상황, 말투, 몸짓 등을 토대로 추론하는 고도의 심리 과정을 말한다. 흔히 공감과 관점 이동을 동일한 것으로 혼동하기 쉽지만 사실 이 둘은 뇌에서 전혀 다른 신경 회로를 사용하는 매우 다른 심리 과정이다.
관점 이동은 자기중심적인 공감과 달리 비교적 타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유리할 수 있지만 단점이 있다. 바로 많은 정보 처리와 시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우리 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관점 이동 대신 직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공감을 사용하게 된다. 관점 이동이 사용되는 특별한 경우란 바로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기적인 목적이 요구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공감해주는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껴 그의 호감을 원하게 되면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관점 이동을 시도할 수 있다. 실제로 타인의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도 관점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을 발견했다. 결국 자기중심적인 공감과 이기적인 목적의 관점 이동 모두 오롯이 타인만을 위한 마음의 작용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기중심적인 공감과 인정 욕구를 받아들여라
최근 뇌과학적 해석에 따르면 감정은 신체와 뇌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을 알리는 신호이자 신체를 이롭게 하기 위한 나의 선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가리킨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선량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타인의 시선에 대한 나의 관심과 집착이 지나치게 증대해 나를 돌볼 여유는 줄어들고 나보다 주목받는 다른 이를 향한 분노와 혐오는 커진다.
그럴 때 이 마음이 과연 내 신체가 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부합하는지 점검하는 것이 바로 ‘감정 알아차림’이다.
타인의 비도덕성을 비난하거나 어려움에 부닥친 누군가를 돕자는 주장 등과 같이 인간의 선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행위는 언제나 누군가를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손쉬운 설득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때 이러한 선동에 이끌리는 자신의 밑바탕에 깔린 숨은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표출하는 선의는 강력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 반면 도덕적인 혹은 이타적인 가치로 포장된 타인의 선동에 냉철한 논리로 맞서는 것은 언제나 힘없이 실패한다.
이타적인 행동을 이끄는 선의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는 자기중심적 공감과 인정 욕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러한 받아들임은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준다. 비록 느리고 약하지만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더 건강한 방식의 해결책을 찾는 힘이 된다. 감정과 욕구를 경험하는 매 순간 그 원인을 자기감정에서 찾는 인식을 통해 나에게 더 이로운 선택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여유를 갖자. 나에게 진정으로 이로운 이기적인 선택이 내가 속한 사회를 위한 가장 이타적인 선택일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할 수 있다.
타인의 비도덕성을 비난하거나 어려움에 부닥친 누군가를 돕자는 주장 등과 같이 인간의 선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행위는 언제나 누군가를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손쉬운 설득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때 이러한 선동에 이끌리는 자신의 밑바탕에 깔린 숨은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표출하는 선의는 강력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 반면 도덕적인 혹은 이타적인 가치로 포장된 타인의 선동에 냉철한 논리로 맞서는 것은 언제나 힘없이 실패한다.
이타적인 행동을 이끄는 선의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는 자기중심적 공감과 인정 욕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러한 받아들임은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준다. 비록 느리고 약하지만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더 건강한 방식의 해결책을 찾는 힘이 된다. 감정과 욕구를 경험하는 매 순간 그 원인을 자기감정에서 찾는 인식을 통해 나에게 더 이로운 선택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여유를 갖자. 나에게 진정으로 이로운 이기적인 선택이 내가 속한 사회를 위한 가장 이타적인 선택일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할 수 있다.

사회신경학자인 김학진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는 인간의 경제적, 사회적 의사 결정과 관련된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한다.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를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