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logo 2024 JANUARY + FEBRUARYㅣVOL. 117

만나다
삶을 지탱하는 내면의 힘

나를 구원하는 사람은 결국 나인 것을

김상현 작가

돌아보건대, 우리는 흔들리고 불안할 때마다 ‘나’를 바로 세우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닐는지. 김상현 작가 또한 불안과 좌절 속에서 심지를 꼿꼿이 세우며 내면의 힘을 길러왔다.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며 대중과 소통하는 중이다. 우리가 까맣게 잊고 지내던 자존감을 일깨우며 시린 손을 슬며시 잡아주는 김상현 작가를 마주했다.

글. 김주희 사진. 고인순

Q

원고 집필 외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나요?

저는 ‘표현을 하는 사람’입니다. 원고 집필을 비롯해 출판사 운영, 강연,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카페 운영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저 또한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고민이 많았어요(웃음). 제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를 다양한 수단과 매개를 통해 표현하는 사람으로 스스로 정의 내렸습니다.

Q

집필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왔습니다. 최근작인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은 대중의 공감을 크게 얻었는데요. 집필 계기와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증명사진을 찍는 사람처럼 저 또한 2년마다 그때그때의 감정과 생각을 기록하기 위해 책을 내고 있어요.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에는 힘들었을 때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출판사와 카페를 운영하면서 팬데믹 여파로 스물아홉 살에 큰 빚을 지고 절망에 빠진 적이 있었거든요. 인생의 최저점에서 하나둘씩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을 진솔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를 통해 모두에게 작은 힘과 희망이 되길 바랐습니다.

Q

글을 통해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동시에 큰 보람이기도 하잖아요. 기억에 남는 피드백을 소개해 준다면요.

피드백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에 카페 운영을 하면서 맞은 크나큰 위기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세세하게 풀어냈는데요. 먼 지역에서 부러 카페에 찾아온 독자들을 마주할 때면 참 감사하지요.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 페스티벌에 다녀왔는데요. 현지에서도 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문화와 언어가 다른 독자들이 저를 꼭 안아주는데 참 뭉클하더라고요. 말은 통하지 않아도 글을 통해 교감하고 서로를 위로해 준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우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데요. 따지고 보면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입니다. 2024년의 매일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즐거운 일이 찾아올 거예요. 웃는 날이 가득하기를, 불안하더라도 끝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Q

누구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지만, 그럼에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문장들이 독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좌절과 불안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해요.

불안은 인생의 기본값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불안을 품고 살아갑니다. 심지어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할 때도 불안해하잖아요. 물론 저마다 기질이 다른 만큼 불안이라는 감정에 취약한 사람, 불안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불안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받아들이는 편인데요. 솔직하게 인정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하나둘 찾아가는 거죠. 최근에는 운동을 시작했는데, 신체를 움직이면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Q

불안을 해소하는 데 있어 자존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일 텐데요. 작가님은 언제 자존감·자부심을 느끼나요?

제가 인생의 최저점에서 헤매고 있을 때도 자존감만큼은 높았거든요(웃음). 이 세상에서 ‘나를 구원해 줄 사람은 나’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거죠. 실제로 자존감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자존감은 무엇인가를 성취할수록 늘어나는 거라는 이야기가 있듯,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도전을 통해 목표를 이룰 때 자존감과 자부심을 체감하곤 하죠. 이때 목표는 크고 거창한 게 아니에요. 양치질, 이불 개기 등 작은 일상 하나하나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습관으로도 충분히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Q

자부심·자존감을 지키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긍정입니다. 《회복탄력성》이란 책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요. ‘긍정적 정서도 외국어 공부하듯이 반복 학습을 하라’는 구절이 와닿았습니다. 매일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 칭찬해 주고, 평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더 좋은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정서를 유지하면 자존감이 쉬이 낮아지지 않지요.

Q

새해를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세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어떤 길이라도 멈춰있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책 속 구절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시즌이 아닐까요? 희망을 안고 나아가는 방법을 제안해 주신다면요.

기회는 버스와 같습니다. 배차 간격을 두고 일정하게 찾아오니까요. 기회를 놓친 것 같은 기분에 포기하지 않길 바랍니다. 설령 버스 노선을 잘못 탔다고 해도, 처음 목적지와는 다른 길이라고 해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카피라이터를 꿈꾸다 작가가 됐거든요. 다른 길이더라도 최종 목적지에서 또 다른 행복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잠깐 쉴 수는 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입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꿈은 영화 한 편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나리오부터 연출, 음악 등 전반적인 작업에 참여하고 싶어 틈틈이 공부하고 있어요. 집필 작업도 이어나갈 겁니다. 에세이보다는 소설을 쓰고자 하는데요.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고 그 인물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 독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습니다.

Q

《서부공감》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우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데요. 따지고 보면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입니다. 2024년의 매일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즐거운 일이 찾아올 거예요. 웃는 날이 가득하기를, 불안하더라도 끝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