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에서 아주 중요한 보호 대상인 ‘생물’(生物)이 위협받고 있다. 만약 플라스틱 포장재 등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는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온실가스로 지구를 망쳐놓고 수리하려고 애를 쓰는 전철을 다시 밟게 될 것이다.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결국 부메랑처럼 그 피해는 인류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최근 생물 다양성을 위해 행동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 사례를 살펴본다.
환경은 자연환경(물, 공기, 땅, 나무 등)과 생활환경(소음, 진동, 일조, 폐기물 등)으로 나뉜다. 자연환경을 해치면 환경 훼손이고, 생활환경을 해치면 환경 오염이 된다. 환경 오염은 결국 환경 훼손이 된다. 그래서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환경에는 아주 중요한 보호 대상이 있다. 바로 ‘생물’(生物)이다. 인간과 함께 숨 쉬고, 공존하고 있는 생물들이 있다. 그 생물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먹이사슬을 형성하면서 지구의 일부로 서로의 삶을 떠받치고 있다. 인간이 지금 생활환경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플라스틱 포장재’로 파괴되는 생태계이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 중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덩어리들이 생물들을 아프고 병들게 하고 있다. 팬데믹 속에서 가장 심각하게 제기되는 반환경적 물질이 ‘포장재 폐기물’이다. 대면과 외출을 안 하고 못 하니, 자연히 음식도 쇼핑도 배달하게 되고, 배달하려면 견고한 포장이 필요하니 당연히 플라스틱 포장재가 엄청나게 사용되는 것이다. 토양과 바다에서도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PHA) 소재에 대한 논의가 앞당겨진 이유이다. 지금 플라스틱 포장재 등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는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온실가스로 지구를 망쳐놓고 수리하려고 애를 쓰는 전철을 다시 밟게 될 것이다.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결국 부메랑처럼 그 피해는 인류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인류는 몰랐을까? 1992년 세계 178개국 정상들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를 건강하게, 미래를 풍요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협력 방안으로 세 가지 중요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첫 번째는 ‘기후변화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두 번째는 ‘생물 다양성 협약’ (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세 번째는 ‘사막화 방지 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 cation)이다.
‘생물 다양성 협약’은 전문과 42개 조항, 2개 부속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국가별 지침을 별도로 마련해 생물 자원의 주체적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 협약의 주요 목표는 3가지이다. 첫째, 생물 다양성 보전, 둘째, 생물 다양성 구성 요소의 지속 가능한 사용, 셋째, 유전자원의 이용으로 인한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다. 이 협약의 원칙은 ‘국가는 유엔 헌장 및 국제법 원칙에 따라 자국의 환경정책에 따라 자체 자원을 개발할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 또는 통제 내의 활동으로 인해 다른 국가나 자국 관할권을 벗어난 지역에 환경적 피해를 주지 않을 책임을 소유한다’이다.
생물 다양성에 대한 국제적 염려는 곳곳에서 눈에 띈다. UN SDGs (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유엔 지속가능발전 목표)는 2015년 제70차 UN 총회 및 UN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193개국 만장일치로 제정된 목표다. 각각의 목표는 국가, 기업 등 주체에 제한 없이 활용 가능한 목표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달성할 유엔과 국제사회의 공동목표 17가지이다. 그 가운데 15번째 목표인 ‘육상생태계’에 보면 세부 목표로서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가치를 국가 및 지역계획, 개발과정 그리고 빈곤감소 전략에 통합’하게 되어 있다. 또한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보존 및 지속가능한 사용을 위한 모든 원천으로부터 재원 동원하고 증대’하게 되어 있다.
‘EU 택소노미 규정’(EU Taxonomy Regulation)은 다음과 같이 6대 환경 목표를 규정해 놓았는데 그중 하나가 생물 다양성이다. 6대 환경 목표란 기후변화 완화, 기후변화 적응, 수자원 및 해양자원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 순환 경제로의 전환, 오염 방지 및 통제,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말한다. 최근에는 ‘TNFD’(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가 발족하여 TCFD에 이은 세계적 이니셔티브가 탄생하기도 했다.해외만 생물 다양성에 민감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생물 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규정되어 있다. 본법에 따르면 ‘생물 다양성이란 육상생태계 및 수생생태계와 이들의 복합생태계를 포함하는 모든 원천에서 발생한 생물체의 다양성을 말하며, 종내(種內)‧종간(種間) 및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함한다’라고 되어 있다.
본법 3조에는 아래와 같이 총 6개의 기본 원칙이 규정되어 있다. ⓵생물 다양성은 모든 국민의 자산으로서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하여 보전되어야 한다. ⓶생물 자원은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보호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⓷국토의 개발과 이용은 생물 다양성의 보전 및 생물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⓸산‧하천‧호소(湖沼)‧연안‧해양으로 이어지는 생태계의 연계성과 균형은 체계적으로 보전되어야 한다. ⓹생태계 서비스는 생태계의 보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제공되고 증진되어야 한다. ⓺생물 다양성 보전 및 생물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국제협력은 증진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생물 다양성을 추구하는 국내 행동주의 기업은 어디일까? 우선 ‘KBCSD’(Korea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 ment)가 운영하는 ‘BNBP’(Biz N Biodiversity Platform)를 알아야 한다.
BNBP는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기업들로 하여금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대한 산업계의 국제적, 사회적 책임이 있음을 인식하게 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통하여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줄이기 위해 구매, 생산, 유통, 평가 등 기업 활동의 의사결정에 있어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이용하는 방식을 합리적 대안으로 고려하도록 하여 국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라고 되어 있다. 생물 다양성 분야에서는 그 운영기관이 바로 KBCSD이다. KBCSD는 경제, 환경,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국내 대기업 및 산업계 유관기관 최고경영자협의회로, 2000년 6월 전국경제인연합에서 선포한 ‘환경경영헌장’을 구현하고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범 세계적인 노력에 동참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설립한 협의체이다.
BNBP 홈페이지에 소개된 대표적인 생물 다양성 보전 우수 사례 중 ‘우시산’이라는 기업이 눈에 띈다. 본 소개자료에 따르면 우시산은 울산 장생포고래문화특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고유의 문화콘텐츠인 고래에 스토리를 입힌 다양한 관광상품 및 체험 서비스를 통해 무형의 고래 자산을 유형의 문화로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시산은 2019년 4월 ‘고래 배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고래 인형의 솜으로’라는 슬로건을 걸고 사회적기업과 공기업, 대기업, 국제기구가 손잡은 새로운 형태의 협업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우시산은 하루 선박 70척이 울산항을 드나들며 폐플라스틱 1t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별다른 분리수거 없이 모두 소각하면서 처리비용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라는 환경적 비용까지 발생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울산항만공사와 울산지방해양수산청-UN환경계획 한국협회-SK에너지와 손잡고 ‘해양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해 선박에서 배출되는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사업’을 시작했다. 폐플라스틱을 걷어내고 이를 친환경 솜과 실로 재가공한 뒤 고래 인형과 에코백, 티셔츠, 가방으로 ‘새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사업을 펼친 것이다.
U또 다른 우수 사례는 ESG의 대표기업으로 손꼽히는 외국기업으로 생물 다양성 보존에도 앞장서는 ‘슈나이더일렉트릭’을 들 수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생물 다양성 서약’을 발표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⓵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고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전체 가치 사슬에서 기업의 생물 다양성 발자국을 계산하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점수’(Global Biodiversity Score) 도구를 사용하여 세계 최초의 종단 간 생물 다양성 발자국을 발표한다.
⓶2030년까지 직접 운영에서 생물 다양성 손실 제로를 달성하고 생물 다양성 목표를 과학과 일치시킨다.
⓷전체 수명 주기 동안 자원 사용을 최적화하여 생물 다양성 보존에 기여하는 솔루션 및 기술 개발을 개발한다.
⓸공급업체와 협력하여 포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거하고 재활용 판지를 사용하며 CO2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이 가운데 GBC라고 불리는 생물 다양성 점수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탄소발자국만큼 생물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꿀벌이 약 100억 마리가 실종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폐사가 주원인이라고 한다. 기후와 생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것 모두 동전의 앞뒷면이다. 인류는 몰라서 못 했던 것이 아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예견했지만, 실감하기 전까지 실천하지 않았다. 생물 다양성은 기후만큼 중요한 과제이다.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생물 다양성 보전에 대한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