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ke Tomorrow지구를 부탁해

인간의 일상과 생태계를
뒤흔드는 감각공해

‘공해’(公害)하면 공장 폐수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 또는 매립장에 가득 쌓여 있는 쓰레기 등을 떠올리기 쉽다. 이런 물질은 누가 보더라도 공해이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른 공해도 있다. 바로 빛과 소음, 그리고 악취 등 감각을 공격하는 ‘감각공해’(感覺公害)이다.


참고자료_사이언스타임즈 [감각공해가 오감을 공격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빛, 소음, 악취 공해

감각공해는 시각과 청각, 후각 등 사람의 감각을 자극해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간판 조명, 아파트 층간소음,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 등이 바로 감각공해다. 지금부터 감각공해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자.



#빛공해


빛공해는 ‘인공조명에 의한 공해’다. 밤낮 가리지 않는 인공조명의 사용, 또는 비추고자 하는 영역 밖으로 인공조명이 누출되어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것이다. 시각을 자극하는 빛공해는 결막 충혈, 안구 건조, 눈 통증 등을 일으킨다. 또한 수면장애를 일으켜 생활 리듬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생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교란해 암 발병률도 높인다.



#소음공해


소음공해는 ‘원치 않는 소리로 불쾌감을 주는 공해’다. 공사장 소음, 밤낮없는 피아노 소음, 항공기 소음, 위층의 층간소음 등이 있다. 이중 층간소음 문제가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 [환경 소음으로 인한 질병 부담]에 따르면 소음은 심혈관 질환, 수면장애, 이명,어린이 인지장애 등과 관련 있다. 특히 지속적인 소음은 급성스트레스를 유발해 정신적·신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나타났다.



#악취공해


악취공해는 ‘특정 냄새로 불쾌감을 주는 공해’다. 악취는 같은 양의 배출량에 대해서도 주변 지형, 해당 날짜의 온도, 습도, 기압, 강수 등의 기상조건에 따라 피해가 다르게 나타난다. 도심에서 발생하는 생활악취의 근원은 음식물쓰레기·정화조·소각시설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악취는 해결이 어려워 고스란히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생활악취는 눈·호흡기 계통에도 자극을 주고, 두통과 구토를 수반하며, 식욕감퇴와 스트레스까지 일으킨다.



자연도 감각공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감각공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 전반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감각공해가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 같은 환경공해처럼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다. 하지만 감각공해는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공해다.
빛공해는 생물의 생식 주기가 변화되고, 성장 지연 및 생산력이 낮아져 생태계 순환에 악영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벼, 보리, 밀, 시금치, 콩, 들깨 등의 식물들이 야간 빛공해에 의해 개화 시기가 앞당겨졌거나 늦춰져 피해를 봤다. 특히 빛공해 노출 시 벼는 수확량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물들을 혼란에 빠트리기도 한다. 여름철 매미는 밤이 되면 울지 않지만, 가로등 불빛으로 인해 밤과 낮을 착각해 하루종일 운다. 철새들은 도시의 불빛을 별빛으로 착각해 떼죽음을 당하고, 바다 거북이는 산란 후 해변의 불빛 때문에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아사한다.소음공해는 나무의 파종과 발아에 영향을 미쳐 식물 군락 조성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특히 소리에 민감한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짝짓기나 산란 같은 무리끼리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빛공해, 소음공해, 악취공해는 단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삶의 질을 결정짓고 생태계의 큰 혼란을 초래한다. 경제발전과 도시화 등으로 인해 앞으로 감각공해는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어찌 보면 감각공해는 도시의 발달에 따라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양질의 삶과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더욱 예민하게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