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ke Tomorrow트렌드 따라잡기

다시 만난 세대
1970년대 생이 돌아온다!

최근 MZ세대가 이슈가 되면서 여러 시장에서 MZ세대를 잡기위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MZ세대의 트렌드를 메가트렌드로 발전시키는 배후 집단은 따로 있다. 바로 X세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X세대를 구석구석 살펴보자.

X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베이비붐 세대는 바글거리는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후에도 부모와 자식 부양을 이중으로 책임져야 하는 슬픈 세대로, 386세대는 똘똘 뭉쳐 민주화를 이뤄낸 거룩하고 당당한 세대로 주목받았다. 그다음 순서로 보자면 X세대다. 하지만 세대 연구자들은 X세대를 건너뛰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주목했다. 위로는 베이비붐·386세대, 아래로는 밀레니얼·Z세대, 이들의 딱 중간에 낀 X세대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X세대는 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이 용어는 1991년 캐나다 작가인 더글라스 커플랜드의 소설 ‘X세대, Generation X’에서 유래했다. 당시 주목받지 못하던 이 소설은 기성세대와는 다르지만 정의하기 힘든 젊은 세대들을 칭하고자 하는 마케팅 기업들에 선택받았다. X세대는 워크맨으로 노래를 듣고 PC 통신으로 친구와 소통하며 젊음의 활력을 만끽했다. TV 드라마인 ‘응답하라 시리즈’가 멋지게 그려냈듯 이들은 대중문화의 세례를 받으며 문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첫 번째 세대로 성장했다. 당시 사회 안팎에서는 X세대를 ‘신세대’를 넘어선 ‘신인류’라고 불렀다.


21세기 트렌드의 시작에는 X세대가 있다

MZ세대의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그것을 만드는 주역은 X세대다. 전 세계 MZ세대가 열광하는 아이돌, BTS를 키워낸 건 X세대 프로듀서 방시혁이다. 음악뿐 아니라 방송, 영화에서부터 책까지 콘텐츠 생산에 있어서 X세대는 아직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1990년대에 데뷔한 X세대 배우들은 아직도 주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배우뿐 아니라 MC나 예능인도 그렇다. [꽃보다 할배], [삼시 세끼], [놀면 뭐하니] 등을 제작한 X세대 PD들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X세대 시네키즈였던 봉준호, 나홍진 감독 등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X세대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하는 여성이나 싱글 가구, 딩크족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도 X세대가 처음 시도한 것들이다. 게다가 X세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고, 많이 쓰며, 거대한 인구를 자랑하는 연령대이다. 한국 현대사의 문화 르네상스를 이뤄냈던 주인공다운 높은 안목도 갖췄다. 수없이 생겨났다 사라짐을 반복하는 유행 속에서 어떤 것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메가트렌드가 될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렸다.

X세대가 일하는 방식

X세대는 1990년 대생과 50대 이상 기성세대 사이에 낀 세대이다. 조직 내에서도 실무자들과 간부·임원급 사이에 중간관리자로 끼어 있다. 직장인이라면 직장생활을 한 지 벌써 15년에서 20년이 되어간다. 조직이 돌아가는 생리와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경험이 있다. 그러면서도 아직 실무에 손을 담그고 있다. 양쪽을 모두 다 잘 안다. 그래서 조직 내 세대갈등 문제를 해결할 때는 X세대만 바라본다. X세대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발전을 겪는 와중이었다. X세대가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약 20여 년간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다. 이렇게 빠른 변화 속에서 선배의 노하우가 의미가 없어졌다. 게다가 당시 업무에 컴퓨터가 도입되기 시작됐다. 모든 업무가 전산화되며 선배들은 엑셀 잘하는 후배를 수시로 불러 도움을 청했다. X세대는 선배에게 배울 것이 별로 없었다. 문제가 생기면 또래 동료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렇게 주체적으로 일하다 보니 일도 금방 늘었다. 특히 IT 분야는 이 시기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었다. 입사한 지 2~3년 정도 되면 후배가 20년 넘게 일한 선배의 실력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X세대는 리더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직장인이 되었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의 실력을 믿는다.

X세대는 이렇게 돈 쓴다

과거 40대가 가장 돈을 많이 쓰면서도 시장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수동적 소비자였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가부장제 아래에서 40대는 위로는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자녀들을 양육했다. 한마디로 과거 40대는 대부분 가족을 위해 소비했다.
돈은 내가 쓰지만 내가 결정해서 쓸 수 있는 돈은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40대의 소비 성향이 X세대가 40대가 되며 달라졌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X세대는 소비에서도 개인주의적 면모를 보인다.
‘나’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가족 차원에서는 ‘나와 가족을 위해 참는 소비’에서 ‘나와 가족을 위해 쓰는 소비’로 바뀌었다. 개인 차원에서는 ‘가족을 위한 소비’ 중심에서 ‘나를 위한 소비’로 바뀌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여 X세대의 개인형 소비 성향이 탄생했다. X세대가 가족을 위해 소비하는 방법은 ‘가족과 함께 행복한 현재를 즐기는 것’이다. 때문에 가족과 함께 즐기는 데 쓰는 비용이 많아졌다. 개인 차원에서도 X세대는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1인형 소비가 늘며 이러한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유는 싱글 X세대가 늘어나서이다. X세대는 역사상 싱글 가구가 가장 많은 첫 세대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는 이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오롯이 본인을 위해 쓴다. 취미에도 과감히 투자하고 패션이나 뷰티에 쓰는 돈도 상당하다. 이러한 X세대 싱글족들은 X세대의 트렌드 세터와 다름없다.
왜 우리는 지금 X세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까? X세대가 우리 사회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리더 자리에 오르며 권력을 잡기 시작했다. 이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세대는 X세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