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시브이디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2020년 소재‧부품‧장비 양산성능평가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한국서부발전과 함께 태안화력 IGCC 현장에 사용하고 있는 독일 ARGUS 볼밸브의 국산화 개발을 진행했다. 여러 밸브 분야 중에서도 슬러리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 브랜드가 되겠다는대한시브이디 박점수 대표를 만나보았다.
대한시브이디는 2009년 6월 ‘동우유체’라는 개인사업체로 시작했다. 당시 침투식(Penetrated) CVD 기술을 개발한 동우유체는 국내 두 번째로 이 기술을 밸브에 적용,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14년 대한시브이디로 회사명을 바꾸고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 밸브 제조 업체로 성장했다. “법인으로 전환할 당시 일반적인 밸브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포화상태였기 때문에 대형 업체들과 규모 면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미국의 MOGAS와 ARRAY, 독일의 ARGUS 등과 경쟁할수 있는 우리만의 CVD 코팅 기술을 적용한 특수 밸브 개발에 집중했죠. 특히 슬러리(slurry)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박점수 대표가 가장 먼저 주목했던 산업현장은 실리콘 공장이었다. 10여 년 전에는 우리나라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전 세계에서 2~3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실리콘 공장에서 소모하는 밸브의 수요량이 매우 많았다.“밸브는 소모성 자재잖아요. 그러다 보니 실리콘공장의 현장 라인에 사용되는 밸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폴리실리콘 입자의 경도는 HRC70인데 일반 코팅을 사용하는 밸브는 그 입자의 경도를 이기지 못해 수명이 짧았죠. 당시 우리 회사는 ‘내마모성 침투방식의 초고경도 코팅(Penetrated CVD)’ 기술을 밸브에 적용해 일반 코팅을 사용한 밸브보다 짧게는 3배에서 길게는 6배까지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연히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매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폴리실리콘의 원가 상승, 중국의 대규모 공장증설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실리콘 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게 되면서 대한시브이디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박점수 대표는 실리콘공장뿐 아니라 발전소, 석유화학, 정유, 제철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해 나갔다.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일반 밸브 시장 개척보다는 산업현장 상황에 적합한 특수 밸브 제작업체로 방향을 잡은 것이 공급망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정부에서 외산 부품의 국산화를 강조하면서 한 단계 더욱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 볼밸브 제작 모습
대한시브이디는 여러 종류의 밸브 중 특히 볼밸브의 제작 비중이 가장 높다. 메탈 시트 볼밸브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2020년부터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의 볼밸브 O/H 및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ARGUS의 볼밸브는 발전소뿐만 아니라 동서식품 등 국내 다수기업의 공장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구매뿐 아니라 수리까지 큰 비용이 발생하죠. 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된 경제 상황과 외산제품의 국산화와 맞물리면서 한국서부발전을 비롯해 여러 기업에서 국산화 작업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포스코, OCI, 한화 KCC등에도 꾸준히 납품하며 제품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대한시브이디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2020년 소재‧부품‧장비 양산성능평가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태안화력 IGCC 현장에 사용하고 있는 독일 ARGUS 볼밸브의 국산화 개발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에 앞서 태안화력 IGCC 현장 밸브 수리를 2년 동안 진행해왔기 때문에 교체할 대상 밸브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직접 온전히 제작해 현장에 설치한다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외산 부품의 국산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된 부품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Test Bed)’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성공적인 국산화 개발을 위해 대한시브이디가 개발한 볼밸브의 테스트베드가 되어주었다. “처음 시제품을 제작해 설치했을 때 밸브와 현장 상황이 잘 맞지 않는거예요. 다행히 여유분으로 시제품을 한 개 더 제작해놔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서류로 제공되는 밸브의 정보보다 현장에 설치할 때 진동, 사용빈도, 사용압력, 온도, 슬러리의 입자 상태 등 실제 운용의 정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되었습니다. 개선된 제품으로 적용 후에는 아무 문제 없이 구동되었고 먼저 설치했던 제품도 밸브 자체는 오히려 마모 현상의 문제가 전혀 없었던 점 등을 통해 우리 제품이 실제 어려운 환경에 잘 사용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이 제품이 각 발전사에 상용화된다면 분명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볼밸브 제작 모습
대한시브이디는 국내 밸브 시장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기술력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산업현장 중에서도 어려운 라인에 사용하는 특수 볼밸브 제작업체로서는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 “처음 기술력의 문제로 외산 밸브를 사용해야만 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국산화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어요. 다행히 우리의 밸브를 도입한 후 외산 밸브의 성능에 못지않고, 때론 오히려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대한시브이디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해외 시장에서도 슬러리 분야에 적용하는 밸브에서 만큼은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대한시브이디의 해외시장 도전은 이제 막 걸음마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에서도 인정받기 위해 꾸준히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바이어를 통해 호주에 국내 최초로 상용화시킨 Rising stemBall Valve는 현재 계약 진행 중입니다. 만약 계약이 성사되면 약 45억원 규모의 수출이 이뤄질 거예요. 그리고 터키, 태국, 칠레 등으로 매년 꾸준히 수출을 진행하고 있고, OCI가 말레이시아로 공장 이전을 하면서 앞으로는 말레이시아 현장의 밸브 제작 및 수리도 우리 회사가 맡을 예정입니다.” 박점수 대표의 목표는 ‘작지만 큰 회사’이다. “무엇보다 슬러리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최고 브랜드가 되는 것이 대한시브이디의 목표에요. 가격경쟁력으로 따지면 일반적인 밸브는 인도나 중국으로 넘어갔지만, 고부가가치라고 할 수 있는 특수 밸브는 대한민국의 대한시브이디가 대표하게 될 것입니다.” 자본이나 규모로는 대한시브이디가 기존 대규모 업체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지속해서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면 분명 특수 밸브의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한시브이디 단체사진
❝ 만족스러운 품질과 사후관리를
제공하겠습니다 ❞
2019년 서인천발전본부에 밸브를 납품하면서 한국서부발전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후 태안화력 IGCC 현장 밸브 수리를 2년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소재‧부품‧장비 양산성능평가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한국서부발전과 국산화 개발사업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맡은 분야는 태안화력 IGCC에 사용된 독일 ARGUS 밸브의 국산화였습니다.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품질’입니다. 그 다음으로 그 품질에 대한 AS 및 고객 중심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외산 제품을 대체할 국산화 제품을 개발하는 후발주자인 만큼 품질과 사후처리에 대해 고객이 만족한다면 분명 평생 고객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 새로운 아이디어로 국산화에
이바지하겠습니다 ❞
밸브의 수명은 유체에 의한 마모, 볼과 시트간 마찰 마모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는 곧 볼, 시트 등 부품의 경도에 영향을 받는데 우리 회사는 일반적인 코팅보다 높은 경도 수준의 Penetrated CVD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우리 회사를 포함해 두 곳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2014년부터 상용화하여 내마모, 내열 분야의 밸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경도가 높은 슬러리(Slurry)가 유체인 라인에 우리회사 밸브가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한국서부발전은 매년 국산화 개발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 함께 윈윈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전소에서 우리 제품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을 통해 다시 한번 협업의 기회를 가져 국산화에 이바지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