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ke Tomorrow6도의 멸종

“지구 기온 5℃ 상승”
몇몇 인류가 생존할 피난처는?

지구 기온이 5℃ 오르면 연중 폭염이 지속되고 간헐적으로 홍수가 발생해 지표면 토양이 손실된다. 이 경우 겨울을 나기 위한 식량이 충분히 생산되지 못한다. 5℃ 상승한 세계에서 전면적 멸종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인류가 위험에 처한다. 그렇다면 몇몇 인류가 생존할 피난처는 어디일까?




본 글은 도서 [최종경고 : 6도의 멸종(마크 라이너스 지음, 이한중 옮김, 세종서적)]에서 일부 발췌한 글로
지구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변화하는 지구의 현상을 소개함으로써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한 칼럼입니다.






5℃ 상승한 세계에서의 기후 피난처수

극단적인 온난화 수준에서는 궁극적으로 생물권을 말살하는 온실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5℃ 상승한 세계에서는 아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지구 표면의 상당 부분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거주 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다. 단지 그런 지역이 지금 인류가 일반적으로 사는 장소가 아닐 뿐이다. 그뿐 아니라 100억 명의 절박한 사람들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넓거나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몇몇 인류가 생존할 피난처는 어디일까?


# 고위도 서쪽 가장자리 지역, 그중에서도 산간지대

5℃ 상승한 세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대륙의 고위도 서쪽 가장자리 지역,그중에서도 특히 산간지역이 인류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습하고 시원한 편이다. 예컨대 알래스카내륙은 여름철에 35℃의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는 대륙성 기후를 보이지만, 남부 해안은 온대 기후가 계속 이어진다. 북부의 데날리에서 캐나다 국경 바로 너머의 로건산까지, 높은 산간 지대는 5℃ 상승한 세계에서도 여전히 눈을 볼 수 있으며, 해안 편서풍이 지역 전체를 온화한 기후로 만들고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충분한 강수량을 제공한다. 북아메리카 해안을 따라 더 내려가면, 로키산맥의 서쪽 역시 브리티시컬럼비아와 워싱턴주를 거쳐 오리건주에 이르기까지 높은 강수량과 변화가 적은 기온을 유지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캘리포니아주는 먼지 속에서 열기에 구워질 테고 시에라네바다는 눈도 내리지 않는 갈색으로 불에 그슬리고 있을 것이다. 남아메리카의 안데스산맥도 무척 고도가 높아서 마지막 남은 빙하가 사라지더라도 인류가 시원하게 지낼 수 있을 정도다.


# 슈퍼 부자들의 피난처, 남극

하지만 어쩌면 남극반도가 더 나은 피난처일지도 모른다. 5℃ 상승의 단계에서 남극은 완전히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장소가 될 테고 빗물이나 1년 내내 남아 있는 빙하의 녹은 물을 통해 담수가 충분히 공급될 것이다. 어쩌면 이곳은 슈퍼 부자들이 안전을 위해 피난하는 독점적인 지역이 될지도 모른다.


# 뉴질랜드의 남섬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자 계속해서 전 지구를 돌다 보면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곳이 뉴질랜드의 남섬이다.뉴질랜드의 서던알프스산맥은 얼음이 전부 녹긴 하겠지만, 여전히 1년 내내 강물이 흐를 만큼 강수량은 충분할 것이다. 게다가 이 작은 땅덩어리는 인구가 넘쳐나는 지역인 아프리카,유럽, 아시아에서 멀리 떨어졌다는 의미에서 위치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곳은 남쪽 끝, 태즈메이니아, 블루마운틴의 몇몇 작은 해안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너무 더워 거주할 수 없게된 수백만 호주 난민을 먼저 즉각 받아들일 피난처가 되어야한다는 압박을 받을지도 모른다. 호주에 남아 있는 식생은 대규모 화재를 통해 반복적으로 불에 타서 몇몇 잡초나 열에 강한 종들만 남아 수를 불릴 것이다. 대규모 농업은 이제 먼 추억이 될 것이다.


# 열대지방과 히말라야 고원

열대지방에서는 그 아래 저지대가 열기에 구워져 사라지더라도 견딜 수 있을 만한 기온의 고지대가 존재한다. 뉴기니의 등줄기에는 아직 비가 내려 수십만 명을 부양할 수 있을 만큼 높은 봉우리가 있다. 큰 빙하와 설원조차 1년 내내 빠른 속도로 녹을 것이고 완전히 사라지겠지만, 히말라야의 가장 높은 상봉우리에는 여전히 눈이 내릴 것이다. 하지만 기후 피난처로서 고원이 갖는 문제점이 있다. 바로 평지가 무척 협소해서 농업을 거의 지탱할 수 없다는 점이다.


# 어느 곳보다 큰 고통을 겪을 아프리카

여느 때처럼 아프리카는 어느 곳보다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거의 전적으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있는 이 대륙은 지구상에서 관측된 가장 높은 기온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날 아프리카 강우량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열대 수렴대는 현재 상황이 더심화되고 요동칠 것이다. 저지대 기온이 너무 높아 숲과 농업을 지탱할 수 없으며, 뙤약볕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보인다. 아프리카가 극단적 지구온난화를 몰고 온 온실가스의발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기후물리학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 유럽의 기후피난처는?

유럽은 어떨까? 이베리아반도,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를 비롯해 지중해의 나머지 지역은 파괴적인 홍수를 가져오는 메디케인 열대 사이클론이 몇 년마다 발생하는데도 이제 사막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북유럽 기온은 여름이 되면 50℃까지 오르며, 북극권까지도 몇 주 동안 연속으로 치명적인 열파에 휩싸인다. 피레네, 알프스, 영국 산맥에는 열기를 견딜 만한 좁은 구역이 존재하지만, 스칸디나비아는 상대적으로 전 국토의 기후가 비슷한 편이다. 그린란드의 가장자리 또한 상당한 인구를 지원할 수 있고, 지속해서 얼음이 녹은 물이 생기며 고위도에 자리하는 데다 그린란드 빙상이 남아 있다는 점 덕분에 시원함을유지할 것이다. 어쩌면 아프리카 국가 연합이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구입해 난민들이 예전에 살던 대륙의 기억을 갖고 이곳에서 생활하도록 할지도 모른다.



5℃ 상승한 세계에서 인류는 사막, 불길에 휩싸인 숲, 해수면이 솟아오르는 바다에 포위돼 살아갈 것이다. 인류는 현재 거주 가능한 공간의 90%를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