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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발전분야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다

한국서부발전은 우리나라 대표 발전공기업으로 이미 발전소 운영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탈황석고, 석탄재 등 발전부산물을 천연원료 대체재로 각종 산업에 공급하여 자연환경 보전에 이바지하는 등 정부의 자원순환 정책을 선도해왔다. 자원순환형 발전소 구현을 위한 주요기술과 우리나라 발전분야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살펴보자.

글 김찬영

환경기술처 환경운영실 차장





발전산업 분야의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한국서부발전

산업화 이후 인류는 자연으로부터 원료를 채취하여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사용 후에는 매립이나 소각을 통해 폐기하는 선형적 경제 구조 속에서 풍요를 누려왔다. 하지만 그 결과로 자원은 점점 고갈되고 지구의 환경도 회복 탄력성을 잃어가고 있다. 자원순환을 통해 환경파괴를 최소화해 나가는 것은 이제 2050년 탄소중립의 핵심전략이며 우리 정부도 2021년 말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우리나라 대표 발전공기업으로서 이미 발전소 운영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탈황석고, 석탄재 등 발전부산물을 천연원료 대체재로 각종 산업에 공급하여 자연환경 보전에 이바지하는 등 정부의 자원순환 정책을 선도해왔다. 최근에는 자원순환의 개념을 대폭 확대하여 발전소 운영을 통해 국가적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 결과로 그동안 매립 처리하던 전국의 하수슬러지를 발전 연료로 개발하여 상용화하였고 악취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던 굴 껍데기 폐기물을 발전소 탈황원료 및 고부가 제품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국가적 환경문제 해결에 이바지했다.
하지만 폐기물 재활용기술은 공익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업화가 매우 어렵다. 바로 이 점이 그동안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한국서부발전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연구과제나 중소기업 지원과제를 통해 유망한 기술을 육성하고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대관 협의와 정책개선을 추진하여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원순환형 발전소 구현을 위한 노력

한국서부발전은 ‘자원순환형 발전소’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원순환형 발전소란 발전설비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이 폐기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반복 사용되는 기술을 활용한다. 태안발전본부를 예로 들면 탈황석고, 석탄재, 황산 등의 부산물을 폐기 처리하지 않고 전량 재활용해야 하는데 현재 탈황석고와 황산은 제품 순도가 매우 좋아 별도의 가공 없이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관련 법상 폐기물로 분류되는 석탄재의 연간 발생량은 약 140만 톤으로 #1~10 비회 및 저회, #9·10 건식저회, IGCC 비회와 슬래그로 구분할 수 있다. #1~10 비회는 타 발전사와 달리 정제공장을 자체 설치·운영하여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KS 규격에 부합하는 정제회(레미콘 혼화제)로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나머지 석탄재는 대부분 회처리장에 보관 후 성토재, 골재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으며 운반지원비를 보조하고 있다.
하지만 석탄재는 2018년부터 성토재로 일정 규모 이상 사용할 경우 재활용환경성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 규제가 매우 강화되었고 재활용 시 이해관계자 수용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서부발전 환경운영실은 석탄재 재활용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시멘트 회사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매립회의 염분농도 저감 방법을 도출하여 올해부터 5년간 50만 톤을 시멘트 원료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석탄재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과제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자원순환형 발전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발전소에서 외부로 어떤 것들이 나가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부산물 외에도 공정폐수와 온배수, 심지어 굴뚝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 등도 자원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태안발전본부의 경우 공정수를 처리하여 법적 기준치 이하로 방류하고 있으나 해양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상기후에 따른 가뭄 비상 대응력 확보를 위해 2017년부터 약 600억 원을 투자하여 차세대 발전소 물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착수했다. 그 결과 2021년에는 탈황폐수 증발농축설비를 준공했으며 올 하반기에 수·폐수 처리설비 성능개선공사를 최종 완료하면 연간 85만 톤의 발전용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태안발전본부는 발전소의 온배수 역시 재활용이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태안군과 협업하여 2019년 이원간척지 내에 태안발전본부 온배수를 열원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팜 설치사업을 지원한 것이다. 최근에는 발전소 인근 해역에 수산자원을 증대를 위한 온배수 활용 양식장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적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한국서부발전은 단순히 발전부산물을 재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발전소 운영과 연관되어 있는 국가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굴 껍데기와 하수슬러지의 재활용이다.
한국서부발전은 그동안 해안에 방치되어 국가적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던 굴 껍데기가 발전소 탈황원료인 석회석과 성분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실증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정부와 관련 지자체 등에 전파했으며 재활용을 위한 규제개선을 제안하여 법 개정을 이뤄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2017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대통령상 수상, 민간일자리 창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되어 회사 경영평가 A등급 달성에 큰 역할을 했다. 2019년에는 재활용기술을 고도화하여 중소기업에 이전했다. 해당 기업은 올해 말까지 굴 껍데기를 이용한 액상 소석회 제조공장을 준공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한해 300만 톤 이상 발생하는 하수슬러지는 과거 탈수를 거쳐 폐기물로 매립됐다. 하지만 한국서부발전은 2012년 독일 사례를 벤치마킹해 정부와 협업으로 유기성 고형연료로 개발해 신재생 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나머지 발전공기업들도 해당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대다수 지자체 하수처리시설에 연료화 시설이 설치되어 국가적 일자리 창출과 환경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석탄재 재활용 가치에 대한 인식개선

발전사는 석탄재 등 부산물의 재활용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석탄발전소 폐지 등으로 향후 부산물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주요 부산물 중 매립석탄재는 시장에서는 여전히 폐기물로 인식되고 있어 재활용에 어려움이 많다. 자원순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바로 폐자원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발전사는 재활용 여건 개선을 위해 2020년부터 ‘한국발전부산물재활용협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환경부와도 지속적인 소통을 시행하고 있다.
석탄재의 재활용가치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최근 한국서부발전이 주목하고 있는 자원순환 기술은 ‘매립회를 활용한 해양구조물(소파블록, 인공어초 등) 개발’과 ‘IGCC F/A의 고부가 소재화’다.
그동안 소파블록은 대부분 특허가 공개된 ‘테트라포드’를 많이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안전성과 내구성을 개선한 일본기술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어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서부발전 환경운영실은 기후변화에 따른 방파제의 설계 파고가 상향되어 앞으로 소파블록의 수요처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2021년 1월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함께 석탄재를 골재로 활용한 ‘자원순환형 K-해양구조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석탄재를 레미콘 골재로 사용할 경우 초기강도가 약하고 염분농도가 높아 철근 부식의 우려가 있었는데 소파블록은 단위 구조물이므로 오히려 장기 강도를 더 높일 수 있고 철근이 없는 구조여서 염분농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제품 하나가 보통 25톤 이상이어서 규모 있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판매 단가도 높아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IGCC F/A는 발생량이 연간 2만 톤 정도로 #9·10 F/A와 함께 정제공장으로 유입되도록 설비가 구성되어 있는데 지속적인 설비 장애 발생으로 현재 슬러리 처리를 통해 회처리장에 매립하고 있다. 원인은 기존 F/A보다 5~7배나 작은 입도(평균 2.5㎛)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오히려 초고강도 시멘트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실리카 흄(Silica Fume)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이다. 향후 연구과제 등을 통해 관련 규격이 반영된다면 톤당 80만 원 정도로,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리카 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별도 처리 및 저장이 불가능하여 설비개선 용역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3년 말까지는 설비개선을 완료할 예정이다.
올해 여름 서울에는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기후변화란 이상기후의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 또 이번과 같은 가뭄이나 태풍이 올지 모르고 아무런 준비가 없다면 그 시기는 더 빨라질 것이다. 자원순환을 통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국제사회가 함께 선언한 2050 탄소중립의 기본 전제다. 우리 국민의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할 정도로 완벽한 데 반해 그 이후에 이루어지는 자원순환 과정이나 재활용 제품의 가치에 대한 홍보는 아직 부족하다. 약간의 인식 전환만 이루어진다면 자원순환 분야에서도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앞으로도 국가적 환경문제 해결의 첨병으로서 우리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환경기술 개발과 정책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