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반려동물,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났다. 특히 반려식물은 반려동물 키우기에 비해 시공간의 제약이 적어 인기가 많다. 퇴근 후 넷플릭스를 보는 게 일상인 당신이라면 이제 식물을 돌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부터 유튜버 ‘독일카씨’와 함께 반려식물에 대해 알아보자.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한 아이돌 멤버가 베란다에서 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캣 (Shine Muscat)을 키우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그는 스스로를 ‘식집사’라고 부르며 식물에 애정을 보여주었고, 그 모습은 대중에게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식집사란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이외에도 화분을 바라보며 사색하는 ‘식멍’, 홈가드닝 초보자를 뜻하는 ‘팜린이’ 등 다양한 신조어가 생겨났다.
반려식물은 1인 가구에서 특히 인기이다. 집이 좁거나 집주인이 허락하지 않아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든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이 대안이 되는 것. 반려동물 키우기에 비해 시·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반려식물은 일상생활이 규칙적이지 않은 프리랜서,취준생 등에게 특히나 환영받고 있다.
독일카씨가 식물을 키우게 된 계기는?
저는 피아니스트라는 직업 특성상 집을 장기간 비워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집을 비우는 동안에는 동물을 보살필 수 없으니 자연스레 식물을 키우게 됐습니다.
게다가 유학생활을 했던 독일은 원예산업이 발전한 네덜란드와 가까이 있었고, 그 영향으로 집 근처 슈퍼마켓에만 가도 다양한 식물을 팔았죠. 그때 하나, 둘 화분을 사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식물은 살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들일 때 보다 신경을 덜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물도 움직이지만 않을 뿐이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초보 식집사가 식물을 키울 때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식물을 키울 공간이다. 거주 공간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야 어떤 식물을 고를지 기준이 생긴다. 실내에서 식물을 키운다면 계절의 영향과 해충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기 때문에 식물 관리가 용이하다. 하지만 식물이 성장하는데 최적의 환경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햇빛과 통풍을 고려한 품종 선정이 중요하다. 베란다처럼 식물을 따로 키울 공간이 있는 경우 물을 주거나 분갈이를 하는 등의 기본적인 관리가 쉽다. 다만 완전한 실내는 아니므로 계절과 날씨에 따라 적절하게 이동 가능한 크기의 품종 선정이 중요하다. 마당이나 옥상에서 키우면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보다 훨씬 건강하게 자라지만 장마와 태풍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벌레나 해충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물의 양이다. 초보 식집사가 식물을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은 ‘과습’이다. 식물은 물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 화분에 물을 주고, 다음날 또 물을 주고..... 이렇게 매일 물을 주면 화분 속 흙이 항상 축축하게 젖어있어 그 흙에 내려있던 뿌리가 썩을 수밖에 없다. 뿌리가 썩으면 식물은 물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렇다 보니 줄기와 잎은 또 마르기 시작한다. 식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보 식집사는 잎이 말랐으니 물이 부족한 줄 알고 또 물을 준다.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고 결국 식물은 죽어버린다.
독일카씨가 알려주는 급수 팁
급수의 기본은 흙의 표면을 늘 살펴보는 거예요. 흙은 물을 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마르기 시작합니다. 물을 머금은 흙은 어두운색이며 겉흙이 마르면 밝은색으로 변하죠. 겉흙이 밝은색이 될 때, 물을 흠뻑 주면 됩니다. 물론 식물의 종류와 화분의 종류, 그리고 화분의 크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부분은 겉흙이 마른 후 물을 주면 큰 문제 없이 키울 수 있답니다. 물 주기만 잘해도 식물 키우기의 반 이상은 터득하신 거예요.
독일카씨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인 카틀레야
셋째, 적절한 빛, 적절한 통풍이다.
실내에서 식물을 키울 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계속 노출되면 잎이 탈 수도 있으니 햇살이 너무 셀 때는 얇은 커튼을 쳐서 빛을 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이중창을 거쳐서 들어오기 때문에 볕이 약한 상태이다. 때로는 오히려 야외에서 자라는 식물에 비해 빛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잎과 흙의 상태를 살펴보며 빛을 쐬어주자.
독일카씨가 알려주는 빛 주기 팁
‘우리집에는 베란다가 없어요. 빛이 부족해요. 그럼 식물 키우기를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요즘은 식물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빛의 파장을 전구로 발산해 주는 제품이 많아요. 바로 식물등인데요. 식물등은 자연의 햇빛을 100% 따라갈 수는 없지만, 실내 관엽식물 성장에 큰 도움을 줍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요. 전기세도 많이 걱정하시는데요. 물론 누진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식물등은 LED이기 때문에 많은 전기를 사용하지는 않는답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병충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솜깍지 벌레, 응애, 총채벌레 등이 바로 그것. 대부분의 식집사의 집에는 이 해충들이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통풍이 원활히 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해충이 서식하기 쉽다.
정체된 공기에서 갑갑함을 느끼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식물이야 그저 물과 햇빛만 있으면 잘 자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식물을 키우는 데 바람은 필수 성장요소다.
여름 장마철은 습도가 60~80%가량 되기 때문에 이파리가 물을 덜 빨아들인다. 그 결과 후반의 흙이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이용해 통풍을 도와야 한다. 겨울철은 한껏 낮아진 온도 때문에 자라기를 멈추는 식물이 많다. 아무리 춥다고 해도 아침, 저녁으로 환기를 하면 식물이 한겨울을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초보 식집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반려식물이 반려동물보다 손이 덜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물도 소중한 하나의 생명이므로 책임감과 애정을 가지고 키워야 한다. 죽어도 죄책감이 덜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자극적인 미디어에서 벗어나고 싶을수록,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수록,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 생겨날수록 식물이 갖는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려식물의 장점만 생각하고 무턱대고 기르지는 말자. 중요한 건 ‘내가 갖고 싶은 식물’이 아니라 ‘내가 키울 수 있는 식물’이어야 한다. 반려식물을 키우고자 한다면 식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 보자.
호접란은 봄부터 10월까지 빛이 잘 드는 베란다 창가에서 키워야 합니다. 10월 초부터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호접란은 꽃눈을 형성하기 시작하고 11월이 되면 잎과 잎 사이에서 빼꼼하고 꽃대를 올리기 시작하죠. 한겨울 베란다의 온도가 6도 이하로 내려간다면 잠시 실내로 이동시키고 봄에 날씨가 풀리면 다시 베란다에서 키우면 됩니다. 호접란은 온도에 따라 공간이동만 잘해준다면 쉽게 키울 수 있어요.
스킨답서스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물입니다. 스킨답서스는 빛이 부족한 곳에서도 잘 자라고, 흙 없이 물로만 키울 수 있죠. 그래서 물꽂이라고도 부릅니다. 화병이나 유리컵에 스킨답서스의 줄기를 잘라 담가두면 뿌리와 새잎이 자라는데요. 물론 흙에서만큼 양분이 충분하지 않아 흙에서보다는 성장이 느리긴 하지만 물만으로도 잘 성장하는 강건한 식물입니다.
몬스테라는 찢어지고 구멍 난 거대한 잎이 매력인 식물입니다. 보통 식물의 잎이 둥그스름하다면 몬스테라의 잎은 사자의 갈기처럼 갈라져 있죠. 열대아메리카 출신 관엽식물인 만큼 한겨울 추위만 조심한다면 키우기가 까다롭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