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 되면 열대야에 시달려 잠을 설치기 일쑤다.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나면 다음 날 피로와 두통이 몰려와 하루를 망치기도 한다. 열대야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은 여름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어서 여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더위만 가시면 괜찮아지리라고 생각했던 불면증이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 왜 선선한 바람이 부는데도 불면증이 사라지지 않는 걸까? 여름만 되면 우리를 괴롭히는 열대야 불면증에 대해 알아보고 건강한 수면을 되찾아보자.
열대야와 불면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열대야는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가 숙면하기 좋은 실내 온도는 18~20도이다. 한밤중 실내 온도가 28도를 넘으면 체온과 수면 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혼란이 생겨 잠들기 어려워지고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곤 한다.
우리의 뇌는 밤이 됐다는 신호를 받으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해 숙면을 유도한다. 그런데 기온이 한낮과 비슷한 27~28도를 오르내리면 뇌가 낮인지 밤인지 구분하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열대야가 지속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불면증을 겪게 된다. 이는 정신적 문제라기보다는 환경의 변화로 생기는 현상이다.
대체로 열대야가 끝나면 불면증은 사라진다. 다시 말해 더위가 한풀 꺾이면 불면증은 자연스레 없어진다. 만약 열대야가 끝났는데도 불면증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불면증을 의심하고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는 편이 좋다.
불면증 치료는 대체로 수면제나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또 수면장애 양상에 따라서는 멜라토닌과 광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의 경우 병원의 도움을 받는 편이 가장 좋지만, 만성이 아니라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열대야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 환경에 신경 써야 한다. 야간에는 침실 환경을 최대한 어둡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오렌지색 조명을 사용해 색온도를 낮추고, 조명의 조도 역시 낮추는 게 좋다. 또한 불면증을 야기하는 원인인 스마트폰,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에 숙면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덥다고 해서 냉방 온도를 낮추면 오히려 숙면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에어컨을 오래 쐬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생체 균형을 깨트리기 때문이다. 두통이나 피로, 어지럼증 등의 증상도 불면증을 유발한다. 여름철 침실의 습도는 25~26도가 적정하다.
1 우유
우유에는 트립토판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트립토판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만드는 아미노산이다.
따라서 우유를 섭취하면 트립토판이 신체의 천연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을 촉진해 숙면을 돕는다.
2 카모마일
졸음을 촉진하고 불면증을 줄일 수 있는 항산화제인 아피제닌이 들어 있다. 카모마일은 역사적으로도 불면증 치료제로 자주 사용됐다. 아피제닌이 진정 효과가 있는 GABA(감마 아미노뷰티르산)와 결합해 수면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3 키위
2016년 미국 영양학회는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음식으로 키위를 꼽았다. 키위는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세로토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타민C와 카로티노이드 같은 수면 촉진 성분도 들어있어 불면증에 좋다고 한다.
4 지방이 많은 생선
연어, 참치, 송어, 고등어 같은 고지방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D가 많이 들어있다. 이 성분들은 세로토닌의 생성을 증가시켜 숙면을 돕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