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ke Tomorrow6도의 멸종

“지구 기온 2℃ 상승”
아마존 열대우림의 운명은?

지구 기온이 2℃ 상승하면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가뭄’이다.
가뭄의 피해지역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중동 역시 강우량이 감소하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재앙을 맞게 된다. 하지만 이 지역 역시 가장 심각하지 않다. 전 지구적으로 가뭄이 가장 심각하고 장기화된 지역은 비록 인구는 띄엄띄엄 분포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강과 가장 중요한 육지 생태계를 포함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이다.




본 글은 도서 [최종경고 :6도의 멸종(마크 라이너스 지음, 이한중 옮김, 세종서적)]에서
일부 발췌한 글로 지구 기온이 1℃씩 상승할 때마다변화하는 지구의 현상을 소개함으로써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한 칼럼입니다.





아마존의 운명에 적신호를 보내온 기후 모델들

거대하고 웅장한 아마존 열대우림은 넓이가 530만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며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가이아나를 가로지른다. 이 열대우림의 이름을 따온 아마존강은 초당 약 20만 세제곱미터의 물을 대서양에 쏟아붓는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바다에 유입되는 담수의 약 15퍼센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위기에 빠질 위험에 처해있다.
과학자들은 2℃ 상승한 세계의 강수량 변화를 연구하고자 열한 가지의 서로 다른 기후 모델을 활용했다. 세계 지도에 그려진 모델이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지중해와 호주, 남부 아프리카를 가로지르는 붉은 띠가 보인다. 하지만 강수량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가장 어두운 빨간색 구역은 브라질과 주변 나라들의 대부분을 포함하는 남아메리카의 상부에 자리한다. 이곳은 사실상 아마존 열대우림 전체를 덮고 있다. 2017년 미국 연구진이 발표한 2℃ 상승한 세계에 대한 논문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이 논문의 예측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심각한 가뭄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은 안데스산맥 동부에 이르기까지 자취를 감출 것이다.
그동안 기후 모델들은 기온이 높아지는 세상에서 아마존에 닥칠 운명에 대해 오랫동안 적신호를 보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바이오매스와 토양에 약 1,500억~2,000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만 하더라도 6,000~1만 6,000여 종을 포함하고 있어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저장고 역할을 한다. 지구에서 우리가 싸워서 지킬 만한 무언가가 있다면 바로 아마존 열대우림이다. 그런 만큼 열대우림의 기후에 닥칠 불안정성에 대한 예측은 자세히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


예측을 빗나간 아마존의 기후 붕괴

지난 2000년, 영국 해들리 센터의 전문가들이 작성한 획기적인 보고서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계가 붕괴하여 건조한 사바나 또는 사막으로 바뀌면서 대기에 많은 양의 탄소가 방출될 미래의 티핑포인트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당시의 예측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의 위험은 지구 온도 3℃ 상승했을 때에 속했다. 이후 모델들은 이렇듯 예상되는 위험의 정도를 다소 감소시켜, 티핑포인트가 발생 가능한 임계 값이 온난화 상승치 4℃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IPCC는 2014년에 발간한 제5차 평가 보고서에서 하나의 절 전체를 ‘아마존 분지에 발생할 티핑포인트의 가능성’에 할애했다. 결론은 “모델링 연구 결과는 2100년까지 기후에 의한 열대우림의 소멸 가능성이 이전의 예측보다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는 당시 광범위한 과학적 합의를 대변하며, “현재의 기후변화만으로는 2100년까지 대규모 산림 손실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중간 정도의 신뢰도로 예측한다”라고 덧붙였다. 비록 아마존 동부에서 발생한 화재와 가뭄으로 산림이 점차 건조해질 것이라 경고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흔히 그렇듯이 예측 가능한 미래에 아마존이 안전할 것이라는 환상은 현실 세계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사건들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극심한 가뭄과 홍수가 빠르게 이어지며 기온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거의 전 세계 평균치의 2배로 상승하는 가운데 이 지역의 기후는 점차 극단화되는 중으로 보인다. 2010년에는 아마존강의 지류인 네그로강의 수위가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을 만큼 열대우림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그리고 뒤이어 2012년에는 한 세기에한 번 일어날 법한 홍수로 네그로강이 범람하고 브라질의 아마조나스 지역 대부분이 비상사태를 겪었다. 그리고 2015년에 또 다른 가뭄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전 세계 여기저기에서 고온 기록을 갈아치우게 한 태평양의 괴물 엘니뇨와 관계가 있었다.

아마존에 불어닥친 가뭄의 공포

이 사건을 조사 중인 과학자들은 “2015년 8월에서 2016년 7월까지발생한 가뭄은 1901년 이후로 가장 심각한 기상학적 가뭄”이라고 보고했다. 물 부족은 숲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는데 그에 따라 물이 잘 공급되는 보통 해와 비교하면 숲은 10억 톤의 탄소를 덜 흡수했다. 장기간의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은 전체적으로 건조한 기후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하고 있으며, 현재 열대 상록수림의 3분의 1 이상이 2000년이후 강수량 감소를 겪는 중이다.
아쉽게도 IPCC 보고서에 포함되기에는 너무 늦게 발표된 2014년의한 연구는 “아마존 남동부 숲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무가 죽고 산림이 훼손된 현상”을 발견했다. 2011년 가뭄 때는 숲 한 구역이 실험적으로 불에 탔고 빠르게 사바나로 전환되었다. 매년 탄소를 덜 흡수하는 회복력이 떨어지는 숲으로 나아가는 이러한 건조 추세는 오늘날 광대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존 열대우림 전역에 흩어진 300여 곳의 구역을 연구한 결과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면서 죽어가는 나무와 죽은 나무가 늘어나 대기에 탄소를 흡수하는 숲의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논문 저자들은 “탄소 싱크대 역할을 하는 아마존의 능력이 약화되는 현상 역시 모델에 근거한 기대와 어긋났다”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 뒤로 2019년의 재난에 가까운 ‘불타는 계절’이 찾아왔다. [가디언]은 브라질 론도니아주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멀리서 보면 그 광경은 토네이도 같았고, 거대한 회색 기둥이 지붕 모양으로 우거진 숲의 캐노피에서 아마존의 하늘 수천 피트 상공으로 치솟았다. 가까이서 보면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맹렬한 대화재가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을 다시 한번 덮쳤다.” 1년 사이 84퍼센트나 번진 2019년의 아마존 화재는 엄청난 연기를 발생시켜 NASA의 인공위성이 태평양까지 퍼진 일산화탄소를 추적해 발견할 만큼 종말론적이었고, 멀리 떨어진 상파울루도 한낮의 어둠에 빠져들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낮이 한창일 때 갑자기 하늘이 검어졌고 상파울루에서는 낮이 밤이 되었다”라고 보도했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브라질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에게 동시에 발생한 수천 건의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국제 원조를 받아들이라고 압력을 가할 만큼 전 세계 지도자들도 이 사태에 관여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런 압박에 휘둘리지 않았는데, 소 목장 주인이나 콩을 재배하는 농부, 금 캐는 업자들에게 아마존 지역을 자유롭게 개발하도록 허락하겠다고 약속하며 권력을 잡은 정치인이었기에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실제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소장이 삼림 벌채가 급격하게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를 발표하자 그는 무자비하게 해고당했다.

아마존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것들

아마도 돌이켜보면 전문가들이 지난 수년 동안 여러 기후 모델이 뱉어내는 수치의 정확성에만 집중한 것은 실수였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인간 행위자들은 숲의 가까운 미래에 직접 관여하고 있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기후 및 아마존 전문가인 카를로스 노브레에 따르면, 삼림 벌채는 원래 산림 면적의 20~25퍼센트를 초과해서는 안 되며, 그렇지 않으면 남아 있는 열대우림 대부분이 불가피하게 무더운 사바나로 전환되는 문턱을 넘을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아마존 유역 전체 삼림을 15~17퍼센트 벌채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문턱은 이미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있다. 대형 댐도 산림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미 154개의 수력 발전 댐이 가동 중이며, 21개가 건설 중이고 277개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 댐이 전부 건설되면 아마존으로 흘러가는 지류는 3개만이 온전히 남게 된다.
노브레도 잘 알겠지만, 브라질의 정치 체제는 이제 벌목꾼, 목장주, 댐 건설업자들이 삼림을 더 많이 파괴해 최대의 보상을 얻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캡틴 벌목 톱’이라는 별명을 가진 대통령이 책임자인 상황에서 미래는 암울하다. 폭염과 가뭄이 그들 국가를황폐화하는 동안에도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영향력이 커지는 것처럼, 아마존을 파괴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남아 있는 열대우림이 파괴에 더 취약해지더라도 맹공격을 가할 각오가 되어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대기 물리학이 아니다. 어쩌면 기후 모델에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반영하는 방정식이 포함되어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