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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불편함
㈜손끝 송정화 대표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 소비가 가능할까? ㈜손끝은 자연 친화적인 재료와 생산 방법을 통해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생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일회용 포장지,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할 자연 포장지를 연구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천연 소재로 플라스틱 없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손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진 및 자료 제공. ㈜손끝 @sonkkeutbee

▲ 밀랍랩

부산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환경에 다소 소극적인 편인데,
밀랍으로 지역에 환경 관련 인식을 제고하고 싶다.

▲ ㈜손끝의 판매 중인 밀랍초, 밀랍백, 밀랍랩

자연이 준 선물
밀랍의 변신

㈜손끝의 송정화 대표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평소 양초나 비누 만들기를 좋아해 양초·비누 공방을 운영했다. 그렇게 10여 년간 공방을 운영하던 중 송정화 대표는 공방에서 자주 활용하는 밀랍을 친환경 포장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밀랍은 벌들이 벌집을 짓는 기초 재료다. 벌집과 벌의 먹이인 화분을 세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밀랍에는 천연항생제인 프로폴리스 등의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밀랍은 접착성이 좋은 비결정성 물질이기 때문에 화장품, 전기의 절연제, 양초 등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 주목한 송정화 대표는 1년간 밀랍랩을 직접 만들어 사용해 봤다.

밀랍랩은 일회용 비닐봉지나 랩보다 더 성능이 좋았다. 특히 당근이나 양파, 감자 등의 식자재를 보관할 때 밀랍백에 넣어 통기가 되는 발코니에 보관하면 식품의 신선도가 오래 유지됐다. 사용 후에는 미지근한 물에 씻어 재사용이 가능했다. 또, 양봉장에서 버려지는 밀랍을 활용해 더 많은 제품을 개발한다면 양봉장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이 된다.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송정화 대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2018년 ㈜손끝의 문을 열었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과 달리 사업 초기에는 큰 장벽을 만났다.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제품 안정성 검사다. 그런데 검사 항목에 밀랍포장지에 대한 품목이 없어 검사도 받지 못할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1년 6개월 만에 방수와 항균 안전도 검사에 통과할 수 있었다.

▲밀랍으로 만든 화훼 포장지

▲ 환경교육키트(멸종위기동물 밀랍초 만들기)

환경과 사회문제
모두를 위한 기업

현재 ㈜손끝은 공방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사원과 지역사회환원을 위해 고용한 취약계층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밀랍 상품 개발만으로 양봉업자의 경제 활동부터 환경문제, 사회 취약계층 고용문제까지 해결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손끝은 부산 브랜딩 지원사업 우수상을 비롯해 SK 행복나래 상품 경쟁력 강화 사업 선정, 2019년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시 사회적경제기업 판로 지원을 위한 레일마켓, 사회적경제 상품소싱박람회, 서울숲 소셜벤처 엑스포 등 여러 전시회에 참여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를 거듭하는 것에 대해 송정화 대표는 “밀랍도 알리고, 환경문제도 알리고 싶어요. 부산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환경에 다소 소극적인 편인데, 밀랍으로 지역에 환경 관련 인식을 제고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손끝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주방용품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오늘도 힘쓰고 있다.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기업은 성장해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송정화 대표는 이를 위해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식품포장재로만 생산하던 제품을 화훼 포장 분야로 넓히는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또,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꿀벌의 중요성과 환경생태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에도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