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 탓에 해양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바다거북의 경우 폐그물에 걸리거나 플라스틱 비닐 쓰레기에 목숨을 잃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바다거북은 전 세계가 개체 수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전 세계 환경보호단체가 주목하고 있는 ‘바다의 살아있는 화석’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석, 바다거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바다거북의 새끼는 100마리 중 1마리만 성체가 될 정도로 생존율이 낮다
바다거북은 파충류다. 일반적으로 파충류는 다른 동물군에 비해 종류가 적다. 특히 바다거북, 바다뱀처럼 바다에 사는 파충류는 그 수가 더욱 적다. 종종 바다거북과 육지거북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다거북과 육지거북은 엄연히 다르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서식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했기 때문에 형태만으로도 구분 가능하다. 육지거북은 땅에서 기어 다니기 좋도록 다리가 발달했으나 바다거북은 수중생활에 유용하도록 다리가 지느러미화 됐다. 또 헤엄칠 때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날씬한 유선형 몸매를 갖추고 있다.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육지거북은 위험에 처했을 때 머리와 다리를 등껍데기 안으로 집어넣을 수 있지만 바다거북은 그렇지 않다.
바다거북은 열대 해역과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한다. 열대 해역에 서는 육지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외양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난류를 따라 온대 해역으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수온이 낮은 한대 지방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서도 여름이 되면 난류를 따라 올라온 바다거북이 가끔 발견된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최근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도 바다거북이 출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의 해변에는 바다거북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팻말을 세워둔다.
▲ 바다를 유영하는 바다거북
바다거북은 해양생물 중에서도 가장 신비하고 아름다운 동물 중 하나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기 훨씬 전인 1억 5천만 년 전 쥐라기 말부터 이미 바다에서 살고 있었다. 이처럼 오랜 세월을 생존해온 바다거북이 인간으로 인해 장수는커녕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국제자연보호연맹은 바다거북을 멸종위기종으로 선정하고 개체수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바다거북의 채집, 가해, 도살 행위를 금지하고 산란장 보호 조치를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다거북이 멸종위기에 놓인 이유는 바다에 버려지는 폐그물과 쓰레기 때문이다. 한 예로, 2019년 제주도 푸른 바다의 품으로 돌아간 바다거북이 방사 열흘 만에 폐사한 채 발견된 일이 있다. 이 바다거북의 뱃속에서 200점이 넘는 해양쓰레기가 나왔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알려져 해양오염의 심각성이 새삼 느껴졌다. 바다거북이 생존의 위험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환경을 위한 활동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