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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다, 홀리다, 거닐다 예술가가 사랑한 도시


예술가는 도시를 창작 활동의 자양분으로 삼으며 도시 자체를 작품의 무대로 삼기도 한다. 예술가는 도시에서 창작욕을 불태우고, 예술가의 눈에 띈 도시는 예술 작품 속에 영원히 남는다. 자, 지금부터 예술가가 사랑한 도시로 여행을 떠나보자.



모네가 아로새긴 수련 그리고 지베르니

모네는 청년 시절 프랑스의 노르망디를 여행하던 중 우연히 지베르니를 발견했다. 그는 한눈에 지베르니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1883년 거처를 옮긴다. 모네는 사과나무 과수원이었던 지금의 집터와 그 옆에 딸린 분홍색 건물을 사들였다. 조경과 조예가 깊었던 모네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꽃과 나무를 심어 지금의 아름다운 ‘꽃의 정원’을 만들었다. 꽃의 정원은 화가인 동시에 원예가였던 모네가 직접 만들고 관리했는데, 8000㎡로 넓이가 상당하다. 정원에는 양귀비, 아네모네, 수선화, 라일락, 튤립, 아이리스 등 이름을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꽃이 조화를 이루며 피어 있다. 어떻게 보면 관리가 필요 없어 보일 만큼 제멋대로 자란 것 같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모네는 1890년 지베르니에 정착한 후, 사망할 때까지 30년 가까이 연못 위의 수련을 그리는 일에 몰두했다. 이 시기에 그는 직접 연못과 그가 좋아했던 일본식 다리, 정원 등을 가꾸면서 자연광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색채에 한껏 몰두했다. 그는 무려 2백 50여 편에 이르는 수련 그림을 끊임없이 그렸다.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된 8연작의 수련을 그린 장소 지베르니, 과연 모네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의 희생을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정작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찰나의 빛을 캔버스에 옮긴 것처럼 지금 찰나의 순간에 감각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려고.예술가는 도시를 창작 활동의 자양분으로 삼으며 도시 자체를 작품의 무대로 삼기도 한다. 예술가는 도시에서 창작욕을 불태우고, 예술가의 눈에 띈 도시는 예술 작품 속에 영원히 남는다. 자, 지금부터 예술가가 사랑한 도시로 여행을 떠나보자.




고흐가 수놓은 별밤 그리고 아를

남프랑스 아를은 고흐가 사랑한 마을이다. 1888년 2월, 고흐는 하얀 눈이 쌓인 아를에 도착했다. 고흐는 왜 이곳에 왔을까. 남프랑스 어딜 가더라도 아름다울 거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오던 중 폭설을 만나게 됐고, 기차가 더 움직일 수 없어 내린 곳이 아를이었다. 운명처럼 아를의 자연과 빛에 매료된 고흐는 매일같이 아를 구석구석을 산책하며 눈앞의 모든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를은 연중 대부분 황금빛 햇살이 내리쬐고, 다채로운 색을 띠었다. 고흐에게는 더욱 다양한 색채와 기법을 시도해 볼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고흐가 아를에 머문 시간은 생의 마지막 1년여에 불과하지만 거의 200점의 그림을 그렸다. 밤의 카페 테라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노란집 등 그의 대표작 대부분이 이 시기에 그려졌다는 사실도 의미가 크다. 아를을 걷다 보면 고흐의 그림이 프린트된 표지판을 흔하게 마주친다. 바로 그곳에서 그린 그림이란 뜻이다. 노란 테라스가 있는 카페도 고흐가 귀를 자른 뒤 치료를 받았던 병원의 정원도 그림 속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의 호흡이 닿았던 공간 대부분이 캔버스 위에 담겼다. “이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라던 그의 마지막 말을 곱씹으며, 그가 홀로 싸웠을 외로움과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를에서 별밤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