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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하면서
스마트폰이 스스로 충전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세상을 꿈꾸다”
글. 광운대학교 전자공학과 박재영 교수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고출력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필요하다

길을 걷고, 한강을 달리고, 손을 흔들고, 책장을 넘기는 이와 같은 인체의 작은 움직임(주파수: 2~5Hz)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안경, 시계, 의복 등과 같이 신체에 작용하는 제품) 기기들의 전기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인체의 움직임처럼 버려지는 운동 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에너지 하베스팅(Harvesting, 수확)’이라 한다.

최근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피트니스 · 헬스케어 모니터링 같은 다기능 휴대용 · 웨어러블 스마트 전자기기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동시에 사물인터넷(IoT)의 발달로 센서의 사용 또한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전자기기 및 센서들은 소형, 경량, 이동성 및 내구성을 갖춘 전원 공급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체 및 충전식 전기 화학 배터리는 전원을 공급에는 탁월하지만 수명이 짧다. 또한 재충전 및 교체가 어렵다. 나아가 배터리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인체 움직임과 같은 작은 진동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스마트기기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반영구적 전원으로서 활용될 수 있다.

진동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존재하며 버려지는 가장 풍부한 기계적 움직임 중 하나다. 진동은 여러 유형과 넓은 범위의 주파수 및 진폭을 가지고 있다. 기계적 진동원은 움직이는 인체, 자동차, 진동 구조물, 물이나 공기의 흐름에 의한 진동 등 모두를 포함한다. 따라서 진동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수확하고 이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를 진동의 특성에 맞도록 설계해 제작해야 한다. 기계적 진동에너지 수집은 몇 가지 변환 메커니즘에 의해 이루어진다.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진동 기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는 압전기력, 전자기력, 마찰전기 에너지 등이 활용된다. 압전기력 기반은 압전 효과를 이용하여 기계적 진동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압전 소재와 기타 적절한 기판을 사용하여 제작되며, 높은 출력 전압을 발생시키지만 발생된 전류는 상대적으로 낮다. 전자기력 기반은 코일과 자석 사이의 상대적 움직임으로부터 얻어지는 기전력(패러데이의 유도법칙)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낮은 주파수의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마찰전기 기반은 맥스웰의 변위 전류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저주파 진동 범위에서 높은 출력 전압을 수확하는데 매우 효율적이다.

▲ 인체 동력 기반 고출력 하이브리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응용 개념도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사업계획서, 2020년)

친환경 고출력 하이브리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과 초소형 전원 모듈 기술이 필요하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의 지속적 사용을 위한 자각 및 무자각의 인체 움직임(인체 활동 에너지)을 활용하려면 최소 수십 m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고출력 하이브리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필요하다. 무자각 에너지 수확 기술은 무인지 상태에서 인체의 움직임으로부터 전기에너지 수확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 에너지 수확 기술은 마찰전기 · 전자기력, 압전 · 마찰전기와 같이 두 개 이상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결합해 고출력 자가발전을 한다. 이렇게 수확된 에너지를 사용하려면 정류 및 승압, 전달하는 고효율 인터페이스 회로 및 수퍼 커패시터에 저장하는 고효율 전력관리 및 에너지 저장 기술이 필요하다. 수퍼커패시터는 순간적으로 많은 전기에너지를 충전 후 높은 전류를 수 초 또는 수 분에 걸쳐 순간적 혹은 연속적으로 방전 공급하는 고출력, 장수명 전기에너지 저장 소자이다. 또한 화학반응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와 달리 전극과 전해질 계면으로의 단순한 이온의 이동이나 표면 화학반응에 의한 충전 현상을 이용함으로써, 급속 충ㆍ방전이 가능하고 높은 충ㆍ방전 효율 및 반영구적인 사이클 수명 특성을 지니게 되어 보조배터리나 배터리 대체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친환경 자가발전 전원 모듈 기술은 이렇게 유선이나 무선 충전 없이 자체적으로 발생한 전기를 공급이 가능하게 한다.

길을 걷고, 한강을 달리고, 손을 흔들고, 책장을 넘기는 이와 같은 인체의 작은 움직임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들의 전기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세계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은 2017년 4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및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의 확산 및 다기능화에 따른 전력 수요의 증가와 함께 신개념의 전원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스마트 워치 · 밴드, 무선 핸드셋, 연속 혈당 모니터링 기기, 글래스 등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의 소형화, 박형화에 따른 소용량의 이차전지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블루투스, NFC, 각종 센서 기술의 발전에 따른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다기능화로 소모 전력 증대에 따른 장시간 사용 및 운용에 제한이 많다. 이에 따라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지속적 · 효율적 전력 공급을 위한 무선 전력공급 기술과 태양전지를 이용한 전원공급 장치가 최근에 선보이고 있다. 이 장치들은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고 사용하는 장소에 제한이 많다. 따라서 유선이나 무선 충전 없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체의 동력으로부터 전기에너지 발생 및 공급이 가능한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 기반의 친환경 자가발전 전원 모듈은 휴대 및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기술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인체 동력 기반 에너지 수확 기술은 현재 선진국에서도 개발 도입 단계다. 따라서 이 기술은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활용성이 매우 크다. 향후 기술이 완성되어도 자국의 독자적인 이익을 위하여 기술을 보호할 가능성이 크므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기술개발 연구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고출력 하이브리드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친환경 자가발전 전원 모듈 연구사례

광운대학교에서 최근 개발한 하이브리드 에너지 수확소자는 연성 자속 집중재를 이용한 하나의 고출력 전자기 에너지 수확소자와 나노구조 표면의 마찰대전 소재를 이용한 두 개의 마찰전기(접촉, 슬라이딩) 에너지 수확소자를 결합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소자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밴드와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전원으로 활용 가능할 정도의 고출력의 전기를 수확할 뿐만 아니라 전력 관리 회로, 저장소자, USB Type-C 포트까지 하나의 소형 모듈로 패키징 함으로써 다양한 응용 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의 큰 스프링과 4개의 작은 스프링을 적용하여 작은 인체의 움직임처럼 낮은 주파수와 작은 크기의 진동에서도 고출력을 얻도록 했다. 제작된 초소형 범용 자가충전 전원 모듈은 일상생활에서 34.11mW DC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5.6시간 내에 30mAh Li-Po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 박재영 교수 제공, Advanced Materials, 고출력 하이브리드 에너지하베스팅 기반 자가발전 전원 모듈

걷기, 달리기 등 일상생활의 움직임, 파도, 달리는 자동차 등 다양한 주파수의 작은 진동에서 고출력의 전기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에너지 수확 기술이다. 이용해 개발된 자가충전 전원 모듈을 스마트폰, 이어버드 및 스마트밴드 충전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수질 무선 모니터링 시스템과 자동차 내 환경 (온도, 습도 및 압력) 무선 모니터링 시스템도 동작시켰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세상!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인체의 움직임 같은 버려지는 진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 개발 중이다. 우리가 곧 일상생활을 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세상을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