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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디자인,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다
그레이프랩 김민양 대표

그레이프랩은 친환경 사회적기업으로, 사탕수수, 코코넛, 버려진 잡지 등을 이용해서 다이어리, 노트북 거치대, 책 거치대, 쇼핑백 등 감각적인 디자인의 소품을 만든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접착제·코팅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재활용 제품이지만, 버릴 때도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한다. 제품의 탄생과 소멸의 전 과정을 고려해 친환경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으로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사회적기업 그레이프랩을 만나보자.

사진 및 자료 제공. 그레이프랩

▲ 종이로 만든 g.stand

▲ 종이로 만든 flower box

어느 한 송이가 더 크거나 독식하는 형태가 아니라
작은 알맹이가 연결되어 하나의 송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레이프랩의 시작

김민양 대표는 카카오의 초기 멤버로, 2011년 수익을 작가들과 나눠 갖는 구조인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기획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성공으로 김 대표는 ‘상생의 기쁨’을 알게 됐다. 누구 하나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이모티콘 작가들이 같이 잘 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 것이다. 어려운 사람들과 상생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던 김민양 대표는 2013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며 제3세계 수공예 장인, 중동 지역의 여성 등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더 빈치 오브 그레이프스(The Bunch of Grapes)’라는 논문을 쓰기도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김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했던 지속 가능한 디자인과 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을 기획했다. 장애인의 그림이 담긴 독서대를 만들고, 직원으로 장애인을 채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카카오톡 이모티콘’처럼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디자인 스튜디오인 그레이프랩이 탄생했다. ‘그레이프(Grape·포도)’와 ‘랩(Lab·실험실)’이라는 이름처럼 우리 사회에서 포도송이 이론을 실험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어느 한 송이가 더 크거나 독식하는 형태가 아니라 작은 알맹이가 연결되어 하나의 송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같이’ 성장하는 삶

그레이프랩의 대표 제품인 ‘지스탠드(g.stand)’와 ‘지플로우(g.flow)’는 환경에 무해한 재생용지를 접어 만든 독서대와 노트북 거치대다. 디자인도 실용적이다. 아코디언처럼 늘리고 줄일 수 있는 구조로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하다. 제품에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그림이 들어가며, 판매 수익은 해당 예술가에게 돌아간다. 손으로 종이를 꾹꾹 눌러 접어 제품을 만드는 것도 발달장애인들이다. 소외된 사람들을 사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스템을 고민한 결과다. 제품 구매자는 친환경 제품을 이용할 뿐 아니라, 고용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을 직접 도울 수 있는 셈이다.

버려지는 자원을 재료로

그레이프랩은 100% 친환경 재생지나 사탕수수 섬유로 만든 100% 친환경 비목재지를 사용한다. 특히 사탕수수 섬유는 석유화학 성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100% 자연 생분해가 가능하다. 종이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이나 태양광 조명 등도 개발한 상태다. 탄생부터 소멸까지 지구와 인간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만 있을 뿐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그레이프랩은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19년 뉴욕에서 열린 뉴욕 문구박람회(NSS)에 참가했다. 4일 동안 열린 박람회에서 그레이프랩은 가장 흥미진진하고 핫한 곳이란 찬사를 받았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김 대표는 “우리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 지닌 환경적 가치와 이 제품을 만드는 발달장애인 친구들의 행복한 동행 이야기에 사람들이 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욕 진출을 계기로, 미국에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