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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후
나올 책을 심다
퓨처 라이브러리 Future library

매년 봄 노르웨이의 오슬로 지역 외각 작은 공터에서 퓨처 라이브러리 행사가 열린다. 이날 공터에는 100년 후 종이책 재료로 사용 될 묘목 1,000그루가 심어진다. 2020년 행사는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진다면 올해는 다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100년을 디자인하다

퓨처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6년 전 스코틀랜드 출신 예술가 케이티 패터슨(Katie Paterson)이 예술과 책, 그리고 환경을 결합한 실험에서 시작됐다. 현재 퓨처 라이브러리는 오슬로의 공공 예술 프로그램의 행정적 지원 아래 진행되고 있다.
매년 선정되는 참여 작가는 어떠한 보상도 받지 않고 미발표 작품을 퓨처 라이브러리에 기증한다. 기증된 미발표 작품은 100년 뒤 종이책으로 공개된다. 이때 100년 전 심어진 노르웨이의 오슬로 묘목이 종이 원료로 사용된다. 케이티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종이책은 미래에도 계속 존재할 것이고, 숲이 점점 사라지는 환경 속에서 노르웨이의 숲은 적어도 100년 동안은 보호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2114년까지 매년 인기 작가들의 미발표 작품을 수집할 계획이다. 100년간 100명의 작가를 모으는 것이 목표이며, 선정된 작가의 원고는 오슬로 도서관 ‘침묵의 방(Silent Room)’에 보관한다. 침묵의 방은 기증받은 원고를 보관하는 공간이자 전시실이다. 숲이 완전히 자랄 때까지 아무도 편집을 하거나 읽을 수 없기에 철저한 보안 속에 전시할 예정이다. 패터슨은 침묵의 방이 지금의 문학인과 미래의 독자를 이어주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상실처럼 꾸몄다.

▲ 퓨처 라이브러리 숲 ©Rio Gandara

▲ 퓨처 라이브러리 숲 ©Rio Gandara

모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빛을 향해 한 발을 내디뎌야만 하는 순간을
기도라고 부를 수 있다면,
아마 이 프로젝트는 100년 동안의 긴 기도에 가까운
어떤 것이라고 나는 이 순간 느끼고 있다.
- 퓨처라이브러리 소설가 한강 인터뷰 중

▲ 침묵의 방 사진 ©Vegard Kleven, Katie Paterson

퓨처 라이브러리의 작가와 작품

퓨처 라이브러리 위원회의 이사회는 매년 문학적 공헌도와 대중의 호감도가 높은 작가를 선정해 참여를 요청하는 손 편지를 보낸다. 이 편지의 첫 수신인은 201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마가렛 애드우드다. 마가렛은 흔쾌히 퓨처 라이브러리 참여 요청을 수락했다.
작가는 자신의 미발표 작품의 원고를 보관 용지에 인쇄한 후 상자에 넣고 그 상자를 위원회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가진다. 작가들이 직접 100년 뒤 자신의 책으로 재탄생할 나무들을 보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 행사는 누구에게나 공개되며 그 어떤 참가비도 받지 않는다. 마가렛 에드워드도 2014년 노르드마르카 숲에서 100여 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는 작품 <엉터리 문이의 달>을 헌정했다.
뒤를 이은 작가는 <블랙 스완 그린>으로 잘 알려진 데이빗 미첼이다. 데이빗은 <나로부터 흘러 당신이 시간이라 부르는 것>을 기증했다. 아이슬란드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수존과 터키 작가이자 정치 평론가인 엘리프 웨퍽도 기증했다. 2019년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한강 작가가 참여했다.

▲ 퓨처 라이브러리 참여 당시 한강 작가 ©퓨처 라이브러리

▲ 미래 도서관 인증서 사진 ©Oslo kommune-Sturl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