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이다. 스페인 국제 환경 보호 단체 가이아가 제안한 이 기념일은 미국과 프랑스 등 세계 각국 환경 단체들이 이 제안에 동참해 2008년부터 캠페인 데이로 지정됐다. 2020년에는 40여 개국에서 동시에 실시했다. 올해 비닐봉지 없는 날에는 얼마나 많은 국가가 참여할까? 우리나라도 매년 7월 3일이 되면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마리아나 해구의 심해는 1만 898m다. 세계 최고 깊이를 자랑한다. 그런데 이 심해에서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그 소식에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심해에도 환경오염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에 세계 여러 환경 단체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마리아나 해구만이 아니다. 세계적 브랜드의 생수 제품 90% 이상에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 세계인이 1년간 바다에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800만 톤에 육박한다. 우리나라만 봐도 2015년 기준 1인당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량이 410여 개, 전체 211억 개나 된다. 우리나라는 2019년 4월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오염 속도를 늦추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비닐봉지가 썩지 않기 때문에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물론 자연분해 불가(비닐봉지가 썩으려면 최소 20년에서 1000년이 걸린다)로 인한 토양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분별한 배출에 따른 해양 생태계 파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비닐봉지를 해파리 등의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여 피해 보는 해양생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해안가로쓸려온 고래 사체의 뱃속에서 약 80장의 비닐봉지가 발견되어 논란이 됐던 사례가 있다. 호주 해양 산업 연구소는 지금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바다 생태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7월 3일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이 제정됐다. 세계 각국은 일회용 비닐봉지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여러 정책 및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9년 유엔 환경 계획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금지를 촉구했다. 2017년 케냐는 비닐봉지 금지법을 발효해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징역 4년 혹은 벌금 4,300만 원을 부과한다. 2019년 태국에서는 유명 백화점과 쇼핑몰, 슈퍼마켓 등에 비닐봉지 유료화를 실시했다. 일본은 2020년부터 소매점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를 유료화했다.
국가 정책 변화 외에도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는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도 눈에 띈다. 류준열, 류승룡, 박진희, 이청아 등 국내 많은 연예인이 이 캠페인에 동참해 대중들에게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예를 들어 류준열 배우는 자신의 SNS에 바다 속에 떠다니는 비닐봉지 사진을 올려 해시태그 ‘#플라스틱제로’를 언급하거나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구매하고 개인 용기에 담아가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 일회용 비닐봉지와 더불어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자제하는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혹시 마트나 가게에서 비닐봉지를 받으며 괜스레 불편했다면 비닐봉지를 대신할 것을 찾아보면 어떨까? 조금은 불편해도 마음만큼은 편해지도록 말이다.
1 장 볼 때는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미리 준비해주세요.
2 물건을 구매할 때 무료로 주는 비닐봉지는 가급적 거절하세요.
3 일회용 비닐우산 대신 우산 챙겨 다녀요.
4 불필요한 비닐 포장 자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