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와 에어컨 없이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여름.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과 이마가 어느새 땀에 흥건히 젖는다. 온종일 땀을 쏟고 나면 기운이 빠져 지치기 십상이다. 밥 한 숟갈 들 기력도 없다. 이토록 더운 여름,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사진을 보기만 해도 가슴 시원한 여행지와 입맛 도는 음식들로 올여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식도락 여행을 떠나 보자!
▲ 태종대 영도등대
▲ 신선바위 아래 해녀촌
▲ 깡통시장에서 유명한 어묵과 물떡
부산광역시 영도구에 있는 태종대는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유원지다. 신라의 제29대 왕 무열왕이 활쏘기를 즐기던 곳, 신하들을 위해 연회를 열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태종대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태종대는 유람선, 다누비 열차, 걷기 3가지 방법으로 관람할 수 있다. 태종대 곳곳을 구경하고 싶다면 걷는 걸 추천한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걷다 보면 태종대 안내견이자 터줏대감인 강아지와 인사를 나눌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태종대에 갔다면 해녀촌 방문은 필수다. 기암괴석 위에 자리 잡은 해녀촌이 곳곳에 있다. 특히 영도등대 아래, 신선바위 방향에 있는 해녀촌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술 한잔 들이킬 수 있는 명소다. 일반 음식점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드넓게 펼쳐진 지평선과 소금기 먹은 바닷바람을 함께 즐길 수 있기에 손님들이 줄을 선다. 혹시 자리가 없다면 일단 원하는 곳을 정하고 사장님에게 돗자리를 펴달라고 하면 된다. 어느 자리든 돗자리 펴고 앉으면 거기가 명당이다.
부산 1호선 자갈치역에서 비프광장, 만물거리를 지나면 구제시장 나온다. 표지판이나 알림판은 없다. 만약 만물거리를 벗어났는데 바닥에 옷이 쌓여 있거나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물건이 많이 보인다면 그곳이 바로 구제시장이다. 구제시장에 갔다면 꼭 들려야 하는 편집샵이 있다. 아기자기한 인형부터 액세서리, 문구류 등을 판매하는 빈티지 뮤지엄이다. 이곳의 분위기에 홀려 바구니에 이것저것 넣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돈을 써서 여행 예산이 초과할 수 있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구제시장에서 국제시장을 지나면 깡통시장이 나온다. 깡통시장은 대한민국 1호 야시장으로 유명하다. 야간 명소 중 하나이지만 낮에도 전통시장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떡볶이, 물떡, 유부주머니, 비빔당면, 납작만두 등 부산에서 유명한 길거리 음식이 모여 있다.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많으니 부산 일정 중 하루는 꼭 깡통시장에 방문하길 바란다.
▲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여수관광문화
▲ 여수시 어부사시사 상차 ©여수관광문화
▲ 여수 낭만포차거리 풍경 ©여수관광문화
전라남도는 우리나라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우리나라의 섬 중 60% 이상이 전라남도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 신안군, 완도군, 여수시 일대다. 이곳의 바다와 섬들은 다도해 해상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신라시대 장보고가 건설한 해상 왕국과 조선 시대 충무공 이순신이 왜적을 격파한 전적지가 곳곳에 남아있어 역사 여행을 겸할 수 있다.
다도해 해상 국립 공원 주변에는 남해 청정 해역에서 조업한 제철 활어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횟집이 많다. 특히 여수 돌산회타운에는 SNS와 블로그를 통해 유명세를 타는 횟집들이 모여 있다.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갯장어도 특산물 중 하나다. 여름철 보양식을 먹고 싶다면 여수 갯장어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낭만포차거리는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다. 해양 공원의 밤바다 분위기를 즐기면서 술 한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술보다 분위기에 취한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포장마차라고 해서 메뉴가 단순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여수 하면 떠오르는 ‘여수해물삼합’을 비롯해 딱새우회, 서대회무침, 낙지호롱이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여수 낭만포차거리는 최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영업을 잠시 멈춘 가게들이 많다. 특히 실외 포장마차의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실내 포장마차는 정상 운영하고 있으니 만약 실외 포장마차를 이용할 수 없다면 실내 포장마차를 찾아가는 것도 좋다.
▲ 세화해변 ©제주관광공사, Visitjeju.net
▲ 동문재래시장에서 구매한 딱새우회, 갈치회, 고등어회
©제주관광공사, Visitjeju.net
▲ 동문재래시장
세화해변은 제주도의 조용한 마을 중 하나다. 관광객이 많은 다른 관광지보다는 조용해 마을의 정취를 즐기기 좋다. 세화해변은 제주도 내 다른 해변에 비하면 넓지 않다. 하지만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곳이라 평화로운 제주도의 바다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파도가 거세지 않고, 수심도 깊지 않다. 그래서 서핑이나 패들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해양 스포츠 업체를 통해 패들 교육을 받으면 조금 먼 바다까지 나갈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토종 돌고래를 볼 수도 있고,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세화는 먹거리도 유명하다. 흔히 ‘제주 감성’이라는 가게가 아닌 현지 사람들이 찾는 로컬 맛집이 많다. 특히 세화오일장이 열리는 날이 되면 볼거리, 먹을거리도 풍족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제주 토속 음식인 몸국, 고기국수 등 현지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세화오일장에 맞춰 찾아가길 추천한다. 세화오일장은 매월 5일, 10일, 5일 주기로 열린다.
동문재래시장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상설시장 중 하나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먹거리와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주로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한다. 갈치회, 고등어회 등 다양한 회를 구매해 숙소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거나, 시장 내 횟집을 방문해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다.
동문재래시장에는 야시장이 열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문을 닫았지만 올해 다시 문을 열었다. 재래시장에서 팔지 않는 퓨전 음식도 판매하니 간단한 요기를 하기에 좋다. 다만 앉아서 먹는 곳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서서 먹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제주도의 밤을 즐기고 싶다면 야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