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는 기후 위기를 경험했다. 최장기간 장맛비가 한반도를 쓸고 갔던 지난해, 뉴스에서는 이번 장마가 이상기후로 인한 결과라며 그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세계 각국은 오래전부터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도심 속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을 지키고 온도 조절로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그린커튼’ 역시 이러한 환경보호 프로젝트 중 하나다.
©수원시청
그린커튼은 건물 외벽이나 터널형 시설물에 덩굴 식물을 심어 구조물을 커튼 형태로 녹화하는 친자연적 방법이다. 그린커튼은 별도의 기초 설비가 필요하지 않은 화분식재형, 땅에 고정대를 설치하는 노지 식재형, 보행 경관을 제공하는 터널형 3가지로 나뉜다. 대체로 나팔꽃, 풍선초, 유홍초, 제비콩, 여주 등 덩굴 식물을 심는다. 터널형의 경우 조롱박이나 색동호박, 수세미를 심기도 한다.
그린커튼을 이용하면 여름철 실내 온도를 3~5도 가까이 낮출 수 있다. 겨울철에는 찬 바람을 막아줘 난방에 도움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린커튼을 조성하면 도시에 녹지 공간을 늘려 열섬현상에 따른 도심 온도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 대기 오염 개선, 도로변 소음 감소, 먼지차단 효과 등도 얻을 수 있다.
▲ 나팔꽃
▲ 풍선초
그린커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싱가포르 경영대학과 아크로스 후쿠오카 빌딩 등을 들 수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오래된 건축물 외벽에 담쟁이 등이 자라면서 자연적으로 그린커튼이 형성됐고, 최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일본은 대지진과 원전 사고 이후 전력 공급 부족 상황에 놓이자 국가에서 그린커튼을 장려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전국의 80%가 넘는 지방 자치 단체들이 그린 커튼을 도입해 에너지 절약을 실행하고 있다.
▲ 그린커튼 설치 및 조성사업장 현장 점검 ©수원시청
국내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에도 관공서를 중심으로 녹화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건축물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의 가장 대표적인 그린커튼 건축물은 2014년 완공된 정부세종청사다. 이곳은 그린커튼과 함께 자연 친화적인 건축물로 유명하다. 현재 세종청사 옥상 정원에는 유실수, 허브류, 약용 식물 등 218종 117만여 본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정원 면적만 축구장 11개 크기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 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그린커튼’ 조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경기도 수원시는 2018년부터 ‘세계 3대 환경도시 구현’ 일환으로 관공서, 학교, 공원, 버스 승강장 등에 그린커튼을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린커튼 조성에 대한 설명서를 제작·배포해 시민 누구나 거주지에 그린커튼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원시의 사업은 투자 대비 효과가 좋아 전국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준비물
설치할 공간에 맞는 직사각형 형태의 화분, 유인망 또는 오이망, 덩굴 식물 모종
©수원시청
설치방법
1 모종을 포함한 화분과 유인망(또는 오이망)을 준비한 후 설치할 위치를 선정한다.
2 일조량을 확인한 후 화분과 거치대를 설치한다.
3 화분에 원예용 상토와 퇴비를 3:1 비율로 혼합하여 채운다.
4 모종을 20~30cm 간격으로 심는다.
5 필요시 한 달에 1~2번 정도 거름을 준다
6 흙이 마르지 않도록 매일 점검하며 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