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문화, 어디까지 알고 있니?
팬덤문화 변천사
스타의 팬을 이르는 이른바 ‘팬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특정 스타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팬덤 문화를 알아보자.
팬덤문화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팬덤’은 열광자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fanatic’의 ‘fan’과 ‘영토 또는 나라’라는 의미를 가진 접미사 ‘dom’의 합성어로 특정한 인물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해 그 속에 빠져든 집단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팬덤을 바라보는 시각은 시대에 따라 달랐다. 조롱과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신세대 문화로 인식되기도 했다. 최근 팬덤은 대중문화 소비의 적극적인 주체로 거듭났다. 대중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다양성을 부여하는 긍정적 역할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팬덤 문화의 역사는 1980년대의 조용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팬덤의 불씨가 지펴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다.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H.O.T.·젝스키스·신화·god 등 1세대 아이돌 스타의 등장 이후 조직적인 응원문화가 형성되고 팬덤의 개념이 대중화됐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H.O.T.와 젝스키스 등 핵심 1세대 아이돌 스타가 돌연 해체되면서 팬덤도 정체기를 맞았다. 그러다 2000년대 동방신기·슈퍼주니어·빅뱅 등 2세대 아이돌 스타의 등장과 함께 팬덤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팬덤 문화에 있어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시기이다. 2000년대 이전 팬덤은 좋아하는 스타를 응원하는 지지자의 역할이 강했다면 이후에는 스타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조력자의 역할로 확대됐다.
내 연예인은 내가 책임진다
조용필의 오빠부대가 할 수 있는 활동은 음반 구매와 콘서트 티켓 예매가 최선이었다면 1990년대에 접어들며 지금의 팬문화가 본격화됐다. 각 지역의 특정 은행에서만 판매되는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은행 앞에서 대기했으며, 음반이 발매되는 날에는 예약해둔 앨범을 받기 위해 레코드점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또 TV 재방송을 마음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 소중히 간직하기도 했으며, 1년에 한 번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대규모 콘서트와 시상식에는 스타를 상징하는 색의 우비를 입고 풍선을 흔들며 현장지원도 불살랐다. 지금의 팬문화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이다.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팬덤 활동도 보다 다양하고 편리해졌다. 굳이 레코드점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 쇼핑으로 앨범을 구매할 수 있고 음원사이트를 통해 음원을 내려받아 MP3에 넣어 듣기도 했다. 콘서트 티켓 역시 인터넷 예매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우비와 풍선에 불과했던 굿즈도 티셔츠, 야광 머리띠, 응원봉 등으로 다양해졌다.
내 연예인을 위한 선행! 착한 팬덤문화의 등장
과거와 달리 두드러지는 팬덤문화 중에는 선행문화가 있다. 팬들은 아이돌 콘서트장에 화환과 함께 쌀이나 연탄을 보내 기부하거나 현장에서 직접적인 모금 활동으로 ‘아이돌 그룹 ○○의 콘서트 관객’과 같은 이름으로 나눔단체에 전달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이 되면 더 활발한 선행문화가 이어진다. 아이돌 멤버의 팬클럽은 카페나 SNS를 통해 후원을 목적으로 기금을 모금한 후 해당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한다. 이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기관이나 단체에 기부하거나 해외 낙후지역에 우물을 기증하는 등 나눔을 실천한다. 이와 같은 아이돌 팬덤의 선행문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