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사이 심각해진 미세먼지를 비롯해 최근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기 정화 능력을 가진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완전히 밀폐된 우주선의 공기 정화 방법을 오랜 시간 연구하면서 몇몇 식물에 실내 공기오염 물질 제거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간을 아름답게할 뿐만 아니라 공기 정화, 피로 회복 및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재주를 지닌 식물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커다란 잎에 구멍이 뻥뻥 뚫린 모습이 인상적인 몬스테라(Monstera). 이름의 어원은 형용사 Monstrous에서 비롯됐는데, ‘도저히 말도 안 되는’ ‘무시
무시하게 거대한’ ‘괴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열대 우림 속 폭우나 강풍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낸 식물의 인생이 오롯이 담긴 이름이다.
미세먼지 흡착과 음이온 생성 능력이 뛰어나 새집 증후군 예방 및 공기 정화 식물로 인기가 많은 몬스테라는 새순이 말려있다가 점차적으로 잎이 펴지는 식물이다. 대표종으로 손꼽히는 ‘몬스테라 델리시오사’는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데, 원추형 열매의 달콤한 맛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몬스테라는 고온다습한 기후를 좋아하며 반그늘에서 키우는 것을 권한다. 생육 적정 온도는 20도~30도. 10도 이하에서는 성장이 멈추므로 겨울철에는 베란다보다 따뜻한 실내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 틸란드시아
▲ 스파티필름
열대 식물인 틸란드시아(Tillandsia)는 라틴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전 세계에 400여 종이 서식한다. 토양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잎을 통해 양분을 섭취하는 공중 식물이다. 두꺼운 저수 조직을 지녀 건조한 환경에 서도 잘 자라며 잎에 솜털처럼 하얀 모용(잎이나 줄기 표면에 생기는 잔털)이 발달해 있어 공기 중의 수분과 미세먼지 등을 흡수한다.
수염 틸란드시아는 뿌리가 공중에 있는 행잉 플랜트라 흙에서 생기는 벌레가 부담스러운 이들도 손쉽게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 바람과 햇볕을 좋아해 창가에 걸어두면 공간 인테리어로도 효과 만점이다. 크게 까다로운 식물은 아니지만 환기와 때에 맞는 적절한 수분 공급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틸란드시아는 새집 증후군의 원인 중 하나인 자일렌,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의 농도를 저감시키는 데 탁월하다. 생육 적정 온도는 21도~25도이며, 중간 이상 높은 광도(800Lux~10,000Lux)가 필요하기 때문에 거실 창가나 발코니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미국항공우주국이 선정한 공기 정화 식물 중 10위에 오른 스파티필름(Peace lily, 학명 Spathiphyllum)은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적당히
따뜻하고 외부에 비해 습도가 높은 실내라면 무리 없이 잘 자란다. 하루 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 서쪽이나 북쪽으로 나 있는 창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스파티필름을 두기 적당한 자리다. 흙이 건조할 경우 물을 넘치지 않게 주되, 반드시 건조할 때만 물을 주어야 한다.
스파티필름은 휘발성 유기 물질 중 특히 아세톤 제거 능력이 뛰어나다. 생활 속 유해 물질은 대부분 접착제, 건축 이음매 물질, 장판, 페인트를 비롯해 컴퓨터 스크린, 프린터기 등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사무실이나 재택 근무를 하는 공간에 스파티필름은 필수다. 최근에는 실내 오존 제거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실내 기능성 식물이라 할 수 있다. 스파티필름의 생육 적정 온도는 20도~25도이며, 꽃이 잘 피게 하기 위해서는 20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스킨답서스
자라는 속도가 빨라 초보자도 키우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스킨답서스(Scindapsus). 원산지는 솔로몬 섬과 인도네시아다. 녹색에 노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골든 포토스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표적인 품종이다. 스킨답서스는 일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다. 때문에 주방에 놓았을 때 더욱 효과적 이다. 잎에 왁스층이 발달해 미세먼지 흡착도 뛰어나다. 다만 칼슘 옥살레이트라는 독성을 갖고 있어 아기나 반려동물이 먹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생육 적정 온도는 21도~25도이며 실내 어두운 곳, 반음지에 두어도 잘 자라지만 겨울철에는 충분한 빛을 받게 하면서 물을 적게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