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와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오래다. 물질에 집착하는 인간의 욕망이 계속되는 한, 북극곰이 흘리는 눈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테다. 작지만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활동엔 무엇이 있을지, 책에 그 방법을 물었다.
많은이들이 ‘뽀글이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로 ‘파타고니아’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브랜드의 CEO 이본 쉬나드가 등산가이자 환경운동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경영 철학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많은 화학 물질 때문에 차라리 새 옷을 사지말라고 광고하는 역설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식적인 광고라고 비판할 순 있지만 ‘파타고니아’가 걸어온 길까지 의심할 수 없을 것이다.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에는 이본쉬나드의 60년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내용 경영 철학 매뉴얼로 사용하기 위해 출간됐지만 큰 호응을 받아 미국 풀뿌리 환경 운동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환경 보호가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된 요즘, 기업이 나아가야할 친환경 경영 원칙과 비전을 참고하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미국에서 동화책 삽화가로 활동하던 타샤 튜더는 미국 뉴햄프셔 주 웹스터에 있는 크고 오래된 농장을 구입해 아이들 네 명과 함께 살면서 56세부터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책 ‘타샤의 정원’에는 그가 가꾼 정원의 아름다운 모습, 텃밭에서 기른 식재료로 식탁을 차리고, 필요한 것은 직접 만들어서 쓰는 자연주의자의 면모가 가득하다. 타샤 튜더는 “정원 가꾸기의 좋은 점은 우울할 틈이 없다는 거예요. 정원이 나의 자랑이요 행복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마당이 있는 집에서 정원을 가꾸고 반려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관리가 어렵고 생활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아파트에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작은 화분 하나가 나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고 타샤 튜더는 말한다. 그의 말을 믿고 어떤 공간이든 그곳에 나만의 작은 정원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월든’은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1845년 월든 호숫가의 숲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2년 동안 자급자족했던 삶을 기록한 책이다. 출간 당시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면서 최근 재조명을 받고 있다. 책에는 작가가 자연인으로 살면서 얻은 통찰력이 빼곡하다.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중략)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인가?” 어쩌면 지금 우리가 당면한 코로나19가 던지는 메시지 역시 그동안 앞만 보며 달려온 인류에게 필사적인 질주를 멈추고 휴식하라는 의미는 아닐까?
장작을 태우며 마음에 맞는 지인들과 밤새 수다를 떨 수 있는 작은 거실, 아늑한 침실, 간단하게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주방이 갖춰진 작은 별장에서 주말이나 긴 휴가 동안 마음 편히 머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작 ‘캐빈폰(Cabin Porn)’이 자연 속에 직접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캐빈 폰 인사이드’는 집 안 공간에 주목한다.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 팁이 가득하기 때문에 새집 증후군 걱정은 내려놓아도 좋다. 북유럽 스타일 같은 타인의 인테리어 취향도 잠시 접어두자. 대신 우리 집 거실과 내 방을 내가 진정 원하는 것으로 채우는 데 집중해보자. 중요한 것은 사이즈가 아니라 공간을 채우는 나만의 이야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