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평택 박선영 사진 정준택

톡톡 튀는 감각으로 평택다움을 담아낸 통복시장 청년숲
청년숲 청년상인 성현필 대표

청년의 활력 넘치는 아이디어로 채워진 창업 거리, 통복시장 청년숲. 청년이 만들어가는 공간답게 재치 있는 문구가 곳곳에서 눈에 띄고 유행을 선도하는 창업 아이템이 즐비하다. 거리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통복시장 청년숲의 청년상인 성현필 대표를 만나 평택 전통시장의 활성화 방안과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잠에서 깨어난 주단 골목, ‘청년숲’으로 탈바꿈하다

지역 문화의 중심지였던 전통시장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통시장에 문화적 매력을 가미해 시장의 활기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전통시장 안에 청년이 운영하는 ‘청년 시장’을 여는 것이다.

2017년 평택 통복시장 주단 골목이 ‘청년숲’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기 남부지역 최대의 전통시장인 통복시장이 지리적 이점과 규모의 경제로 번창하던 가운데 주단 골목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중심상권이었다. 그러나 소비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상권이 무너지고 말았다. 평택시는 사업단을 꾸려 청년상인 선발 및 교육과 점포의 기반조성을 추진해 젊은 취향을 반영한 먹거리점포, 공예 및 문화 관련 점포 등을 조성했다. 전통시장 살리기와 청년실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청년숲은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몸부림치는 젊은이들을 전통시장으로 유입시켜 청년에겐 기회를, 전통시장엔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기존 상인과 공존하며 실무 지식을 습득하고, 소통 기회를 마련해 세대 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청년상인들의 열정과 끼를 충분히 살리면 침체 된 전통시장이 활성화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장에는 활기를, 청년에게는 일터를! 젊어지는 전통시장

통복시장에 청년숲이 들어서면서 허름하고 빈 점포들로 썰렁하던 풍경에 온기가 돈다. 먹거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부른다. 이곳은 시장인가, 문화 공간인가. 요즘 전통시장을 가보면 핫한 감성으로 신선한 에너지를 얻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곳에는 어김없이 꿈을 키워가고 있는 청년상인들이 있다. 청년숲의 청년상인 성현필 대표는 이곳에 자리 잡은 지 햇수로 3년째이다. 서울에서 호텔 주방장으로 10년을 근무하다 평택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가게를 꾸리기 위해 청년숲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청년상인 대표를 맡아 같은 마음으로 창업을 시작한 다른 상인들과 의기투합해 전통시장의 활성화 및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 대표는 말한다.

“전통시장은 사회문화적·경제적으로 가치가 높아요. 지역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죠. 전통시장에서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주로 판매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지역민에게는 교류나 여가 활동 장소이기도 합니다. 전통시장 안에 청년이 운영하는 상점이 늘어나면 기존에 낡은 이미지를 벗고,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성 대표 이외에도 청년숲에는 제각각의 이유로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이 자리 잡고 있다.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청년들의 분주한 노력

처음에는 주변 지인의 만류도 있었다고 한다.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고, 접근성이 불편한 상권에서 청년들의 활기만 믿고 성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성 대표의 전통시장 사랑은 남달랐다. 어릴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거닐던 전통시장에서 추억을 곱씹으며 꿈을 펼치고 있는 하루하루가 소중하기만 하다. 그리고 살아남기 힘든 냉혹한 세계에서 살아남아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젊은 층에서 입소문만 나면 전통시장이라는 입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도전을 멈추지 않고, 대형 프랜차이즈가 따라올 수 없는 빠른 속도와 차별화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 목표예요.”

이어 성 대표는 말한다.

“기존 상인들과의 관계가 원만해야 하고 적극성과 인내심이 필요한 전통시장 청년숲 사업은 단기적인 준비로 시작하면 안 돼요. 막연히 아무런 계획도 없이 나만의 사업이 하고 싶어서 쉽게 뛰어들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라요.”

성 대표는 새로 생긴 상권에 대해 손님들의 호기심이 떨어지면 남은 것은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꾸준히 청년숲을 알리는 데 여러 가지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의지를 다잡는다.

청년 시장 사업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단순히 소득 수준 향상과 소비 행태 변화만을 고려한다면 전통시장은 대형 마트와의 경쟁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청년상인은 젊은 감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용해 새로운 전통시장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문화 공간으로써 전통시장을 찾게 될 것이다. 청년의 활기찬 기운이 자리 잡은 전통시장이 지역 사회 에서 다양한 공헌과 역할을 확대해 줄 것을 기대하며,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를 바라본다.

 

MINI INTERVIEW

프라ON

1) ‘프라ON’은 어떤 공간인가요?
‘프라ON’은 여느 카페와 다름없는 음료를 즐기는 카페입니다. 다른 카페와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 조립식 모형 장난감인 프라모델을 판매 및 조립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곳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하셔도 되고, 고객께서 가져오신 상품으로 조립하셔도 괜찮습니다.

2) 어떻게 카페와 프라모델을 접목하게 되셨나요?
평소 취미 생활이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것이었는데요. 카페에 전시도 할 겸,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정보를 공유 한다는 데 매력을 느꼈어요. 커피도 좋아하고, 프라모델도 좋아하시는 분들과 함께 정답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참 즐겁습니다. 취미를 통해 공간을 꾸리면서 경제 활동을 한다는데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3) 청년숲을 방문하는 고객들께 TIP을 드린다면?
청년숲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거리가 아기자기하고 예뻐요. 저녁이 되면 골목골목을 밝히는 네온사인이 사진으로도 예쁘게 담기니, 오후에 방문하시면 더 멋진 풍경을 감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대표 : 장동우, 김대성 주소 : 경기 평택시 통복시장로 13번길 6-2

<지인공간


1) ‘지인공간’은 어떤 공간인가요?
‘지인공간’은 문화가 창조되는 공간이에요. 공예클래스가 열리기도 하고, 스터디룸이나 모임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해요. 평택에는 소모임을 위해 장소를 대여해 주는 곳이 마땅치 않아서 소모임을 진행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많아요. 그래서 평택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보탬이 되고자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2) ‘지인공간’을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예약을 받고 있어요. 클래스를 열고 싶은 강사분들께서 문의를 주시면 클래스를 개강하고 공지를 올립니다. 시민들께서는 공지를 확인하시고 참가 신청을 하시면 되고요. 기타 소모임도 같은 방식으로 예약 및 진행이 돼요. 지인공간에서 만들어진 창작물 또는 강사분들의 개인적인 창작물은 바로 건너에 있는 ‘무명’이라는 가게에서 판매도 이루어집니다. 개성 있는 작품들이 많으니 둘러보시면 좋을 거예요. 구매하시면 더 좋고요.

3) 청년숲을 방문하는 고객들께 TIP을 드린다면?
다른 청년몰은 주로 실내에 입점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희는 야외에 상가가 조성돼 있어요. 들어오시다 보면 ‘청년숲’이라는 간판과 함께 오밀조밀 상가가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따뜻한 봄날, 선선한 가을에 오시면 야외를 거닐면서 매장을 살펴보실 수 있답니다.

대표 : 한소라 주소 : 경기 평택시 통복시장로13번길 5-1

 

※ 청년몰 사업이란?

청년몰 사업은 전통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청년상인 창업지원과 신규 고용창출이라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상인들이 유휴 공간을 찾아 사업을 신청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적정성 평가를 거쳐 몰 단위로 ‘사업 대상지’를 선정한다. 여기에 입점한 청년들은 창업교육, 임차료·인테리어 비용 지원 등 창업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청년들에게는 창업 자금이, 전통시장엔 젊은 감각이 생기는 ‘윈윈’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