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프로젝트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기의 음식들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과거와의 결별을 요구하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은 한 해가 멀다 하고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우리가 즐겨 먹는 먹거리들까지 위협하고 있는 지금,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달콤한 유혹 초콜릿, 씁쓸한 미래와 마주하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는 기후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햇빛과 비의 양, 수분이 대기로 증발하는 정도, 지리적 분포 등은 코코아의 생장과 토양 환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는 이 모든 과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 가뭄이 지속되면 코코아 종자가 생명력을 잃고 다 자란 코코아나무에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는 생산량이 감소하고 곤충 공격에 취약해진다. 우기가 지속되면 코코아 열매를 말리기가 어렵고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쉬워 재배가 어려워진다. 현재는 코코아를 재배하기 적절한 고도가 100~250m지만, 2050년에는 450~500m로 높아져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측한다. 달콤한 유혹 초콜릿의 미래는 씁쓸하기만 하다.
맥주의 멸종, 치맥 힐링이 불가능해지는 시대
맥주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원료는 물과 보리, 그리고 홉이다. 평균 기온의 상승과 빈번해지는 기상재해는 보리와 홉의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2006년 유럽을 강타한 이상 고온과 폭풍우로 인해 보리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전통적인 맥주 양조 방식도 위협하고 있다. 벨기에에서 4대에 걸쳐 전통적인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어온 캔틸런 양조장에서는 맥주를 자연 방식으로 발효시킬 수 있는 시기가 점점 짧아져 만들던 맥주를 내다 버리는 일이 종종 생기고 있다. 퇴근 후 주말 밤을 책임지는 치맥 힐링은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해양 생태계의 파괴, 바다 먹거리의 위기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나면서 바다에 흡수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바닷물의 ph가 낮아지는데 바다 산성화는 탄산칼슘이 몸 일부를 이루는 조개 등 각종 연체동물과 산호초에 치명적이다. 또한, 수온이 상승하고 산소량이 감소하면 물고기의 크기가 작아지고 어류 개체수가 감소하며 질병에 취약해진다.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온도에 민감한 세균 성 질환이 확산되면서 바닷가재 수확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해양 생태계 파괴는 더 이상 해산물을 맛보기 어려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