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번쩍 오가는 시간의 화살도 잠시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네, 낡아 사라지네
눈부신 햇살 한 줌이 흩뿌려진 뒤에
황혼 빛으로 물들어가는 그림같은 낙조가 드리우면
신선이 달과 노닐던 선유도는 시선마다 풍경화가 된다.
풀꽃의 비밀 하나로도 소란스럽던 시절그 정다운 목소리가 그리워 눈감아 본다
마주앉아 말 없이 흐르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별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걸어도 싫증내지 않는
동무라는 이름 앞에는 도무지 세월이 흐르지 않는다
달빛 고루 환한 밤, 구름도 벙글거리는 날 물처럼 바람처럼 풍경 소리 흐르더라
꽃이며 잎이며 다 지고 날이 적막해 좋아라
무엇을 염원하기에 발걸음이 저토록 물결치고 있을까?
한밤중 사찰을 울리는 목탁소리에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