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군산
글_박선영
사진_정준택
지역 공동체 네트워크,
지역민이 행복한 ‘지방’을 꿈꾸다
꿈꾸는 군산 ㈜지방 조권능 대표
우리나라 수도권의 면적은
전체 국토의 12% 수준이다.
그런데도 인구의 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사람들이 떠나 인구가 줄어든 지방은
사회 인프라 축소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존속 기반까지 위협받는다.
군산에는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 도시 재생사업에 힘쓰고 있는
주식회사 ‘지방’이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지역 관리 회사의 등장
프랑스에는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지역을 재생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관리회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관리기업, 도시재생기업, 마을관리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비슷한 이름의 조직들이 주목받으며 설립이 시도되고 있다. 지역이 개발되려면 주민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 주민들 속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활동하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지역관리기업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들이나 공무원들도 어쩔 줄 몰라하는 일들을 기꺼이 하며 주민들의 편이 되어주고 주민들이 시민의식을 갖도록 지렛대가 되어 준다하니 반가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주식회사 ‘지방’은 군산시 영화동에 위치한 ‘영화시장’을 단장해 ‘영화타운’으로 새롭게 조성한 지역관리회사이다. 영화타운은 군산 구도심의 오래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군산시에서 시행한 영화시장 활성화사업을 통해 에어리어 매니지먼트를 도입하고 있다. ‘지방’은 기존의 공공에서 행하던 서비스에서부터 민간의 브랜딩 마케팅 영역까지 포괄한 다양한 지역의 콘텐츠, 사람들을 엮는 지역 에이전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적 지역개발, 주민 중심의 도시재생, 마을에서의 협동과 민주주의 등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의 조권능 대표는 말한다.
“압축 성장 시대를 겪으며 지금의 기형적 도시구조가 형성되었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지역으로 시스템이 분산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지역이라 아직 발굴되지 않은 문화, 경제 자원들을 활용한다면 창조적인 그리고 혁신적인 일들도 가능해질 거라 믿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을 ‘지방’이라 칭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세상의 변화는 언제나 변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역민과 ‘함께행복한’ 군산의 도시재생

“그 도시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시장으로 가 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의 전통시장은 지역의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한 눈에 만날 수 있고 사람 냄새가 진하게 묻어나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날 전통시장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등장에 밀려 쇠락하고 있다. 깨끗하고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구입 할 수 있는 마트와 백화점과 비교해 낡고 불편한 전통시장은 문을 닫고 있으며, 그 주변 지역까지도 빠르게 슬럼화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상권의 슬럼화로 이어져 지역의 골칫거리로 전락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전통시장 재생을 위한 다양한 활성화 방안이 주목 받고 있다. 낡은 시설을 현대화하고 전통시장이 가진 고유한 개성을 살리는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재도약을 시도하는 것이다.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인상적인 영화타운. 이곳에서는 지역 소상공인 및 주민, 지역 자산을 활용한 상점, 지역 상인들을 발굴·육성한다. 영화타운의 주요 프로젝트는 이곳에 입점할 청년창업자들을 모집해 창업까지 돕는 것이다. 창업자들 연령은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이미 군산 젊은이들에게는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영화타운에는 미국식 음식점, 디저트 카페, 스페인 레스토랑, 일본식 꼬치집, 공방 등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확장되는 시가지 지역과 낙후된 구도심 지역간의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주식회사 ‘지방’의 역할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이다. 도시재생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도시 발전 정책의 일부가 되었다.
도시재생은 공간을 다시 활용하는 정책 및 사업이고,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존재는 바로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도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도시가 바뀌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변하게 된다. 즉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도시 공간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 쾌적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시재생을 원한다. 그러나 모든 정책이 그렇듯 도시재생도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를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도시재생의 중심인 사람들에게 사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도시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은 바로 그곳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지역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이 이뤄지는 것이 좋다. 또는 우리 지역을 많이 찾는 사람들의 생각에 주목하여 도시를 변화시키는 것도 도시 공간의 올바른 활용이라 볼 수 있다. 군산의 영화타운은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사람 중심적이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러한 비전을 통해 군산 사람들도 만족하고 군산에 찾아오는 사람들도 만족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현대인의 삶은 더욱 바빠지고 있고, 사람은 사람 그 자체로서 대우를 받기보다 능력 위주의 ‘인적 자원’으로 취급 받고 있다. 이런 삭막한 도시의 삶 속에서 함께 행복한 방식의 도시재생은 시민들에게 위로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또 이러한 공간은 군산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있다. 위에서부터 정책적으로 도시재생을 주도하는 것보다 이렇게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방식의 도시재생은 조금 더 성공의 가능성이 크며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바로 그 공간에서 살아 가는 사람들의 의견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여전히 옛 도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질까지 키울 수 있다면 더욱 성공적인 도시재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적극 귀기울이면서 사람 친화적인 도시재생을 꿈꾼다면, 우리는 ‘함께 행복한’ 군산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조권능 대표는 앞으로도 서로 도움이 되는 거버넌스형 도시재생이 되길 희망한다며 도시재생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오늘날의 도시재생은 관 주도로 시작되지만 책임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지역관리 회사에서도 민간과 공공, 기업 사이에서 그것들을 연결지어가는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군산은 로컬과 글로벌이 적절히 섞여 산업 구조가 형성되는 라이프스타일형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군산은 처음 근대화를 겪은 몇 안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탈산업화의 과정을 빨리 겪기도 했을 것이라 짐작하는데 때문에 자립적 지역기반 혁신 도시로의 전환도 빠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민들의 일상에 배여 있는 모던한 감각도 변화에 빠르
게 대응할 수 있는 정서이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적절한 고립과 소통이 공존하는 지역 기반형 혁신도시로의 군산의 비전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