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이 유어 라이프
Writer 박선영
Photo 정준택
진행 미소떡베이킹
쿠킹과 아트가 만나다!
쌀로 만든 떡과 콩 앙금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웰빙’,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앙금플라워 떡케이크. 쌀가루와 앙금으로 손수 케이크를 만들어 주변에 선물해보자. 눈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져 행복한 기분이 절로 느껴진다. 백설기에 앙금의 달콤함이 더해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손수 만든 정성으로 더욱 풍성하게 사랑을 전해보자.
태안의 작은 공방에서 알록달록 꽃이 핀다
SNS를 중심으로 앙금플라워 떡케이크 만들기가 핫한 취미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떡케이크에 앙금으로 장식을 한다는 것은 매우 생소한 일이었다. 떡케이크 초창기만 해도 백설기 위에 콩으로 글씨를 새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콩앙금으로 꽃을 만들어 장식하기도 한다.
앙금플라워 떡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공방들이 등장하면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으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일반 떡케이크보다 화려하고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예쁜 앙금플라워 덕분에 ‘모양만 예쁘고 맛은 괜찮을까’ 고민하는 사람도 많지만 모두 우려일 뿐. 백설기 위에 앙금과 천연가루로 모양을 낸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는 맛도 좋아 부모님 선물이나 축하 선물로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게다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나 화학조미료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 소화력이 약한 노인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건강에 좋은 케이크임에 틀림없다.
태안의 한적한 길목에도 임숙희 선생의 공방이 있다. 강원도에서 태어난 임숙희 선생은 결혼과 동시에 남편을 따라 태안으로 왔고, 아이들을 키우며 취미생활 가질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공방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공방을 운영하며 출강을 나가기도 하는 등 자신이 가진 재능을 태안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십분 발휘하고 있다.
떡 위에 수놓은 맛있는 꽃, 어떻게 만들까?
이른 아침, 공방에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를 배우려는 주부들이 모였다. 아기 간식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김진옥 씨, 평소 플라워 공예에 흥미가 많았다는 김현화 씨, 미래에 만나게 될 손자와 손녀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김선신 씨는 기대반 설렘 반으로 앞치마를 둘렀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같은 태안 지역 주민이라는 친밀함으로 도란도란 정다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오랜 시간 알고 지냈던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다.
직접 쌀가루를 이용하여 떡을 만들어보는 과정부터 시작되었다. 쌀가루를 찜기로 사용할 용기에 담는다. 용기의 가장자리부터 채워야 골고루 촉촉하게 잘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쌀가루를 다 채웠다면 편평히 표면을 깎아준 후 5분 뒤 채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쌀가루가 무너지지 않게 고정할 수 있다. 찜솥에 물이 끓으면 찜기를 올린다. 25분을 찐 후, 불을 끄고 5분간 뜸을 들이면 완성. 이제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를 만드는 기본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떡 시트를 찌는 동안 본격적으로 앙금플라워 만들기에 돌입했다. 앙금이라 하면 흔히 팥 앙금이라고 생각하는데, 앙금플라워에선 주로 흰색 강낭콩으로 만든 백색 앙금을 이용한다. 뽀얗게 쌓인 백색 앙금의 유혹에 너 나 할 것 없이 찍어 먹어보자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진다.
준비물은 앙금, 천연색소, 팁(깍지), 꽃받침, 꽃가위, 실리콘주걱, 짤주머니, 조색볼이다. 먼저 앙금에 천연색소를 넣어 원하는 색을 만든다. 색소의 미세한 조절만으로도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 수강생들은 신중하게 고민하며 여러 가지 색을 선택했고, 앙금에 조색을 하며 드러나는 빛깔에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앙금플라워로 만들 수 있는 꽃 모양은 장미, 카네이션, 소국, 대국, 솔방울 등 다양하다. 색이 가미된 앙금을 짤주머니에 넣고, 다양한 꽃 모양을 낼 수 있는 팁(깍지)을 이용해 원을 그려가며 꽃 모양을 만들면 된다. 이번 시간에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만들기 어려운 장미를 배워 보았다. 대신 모든 꽃의 기본이 장미라서 이를 잘 만든다면 다른 꽃도 응용해서 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장미를 짜는 방법은 짤주머니에 앙금을 넣고 꽃받침 위에 심지를 만든 뒤, 꽃잎을 하나하나 겹겹이 쌓아 올리면 된다. 물론 짤주머니를 짜면서 꽃 모양을 만드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안 쓰던 근육을 써서 앙금을 짜야 해서 한창 집중하다 보면 손목이 뻐근해진다. 하지만 똑같은 꽃을 여러 개 만들다 보니 제법 모양이 갖춰진다. 처음엔 “생각보다 힘들고 어렵네요”라고 난감해하던 수강생들도 금세 손에 익었는지 접시 가득 장미꽃을 피웠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플라워 장식은 화룡점정
앙금 플라워를 만들고 있는 사이 찜기에서는 고소한 김이 모락모락, 어느새 떡시트가 완성됐다. 포실포실 잘 익은 떡시트 위에 그동안 만들어 놓은 앙금 플라워를 장식한다. 한 송이, 한 송이 올려질 때마다 눈꽃 위에 꽃이 피는 듯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초록색 꽃잎을 얹을 때는 마치 생화가 된 듯 향기가 나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일으켰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탄성이 공방에 울려 퍼진다.
앙금으로 꽃을 만들어 떡케이크 위에 장식해 완성하는 과정을 마치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김현화 씨는 “아까워서 먹을 수나 있을까요”라며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진옥 씨는 “제가 만들었다고 가족들에게 자랑할 거예요”라며 가족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면 기쁨이 배가 될 거라고 어깨를 으쓱했다.
일반 떡은 영양이 충분해서 건강하고, 맛은 좋지만 아름다움은 조금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는 모양까지 예뻐서 더욱 매력이 있다. 또 쫀득함이 어색한 외국인들도 포슬포슬한 백설기와 달콤한 앙금은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아 떡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 기쁜 마음으로 수강생을 맞이해준 임숙희 선생은 “앞으로도 태안에서 여러 가지 쿠킹클래스를 열며 이곳 주민들에게 맛있는 행복을 전달해주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해 준 수강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 전통 음식의 체험과 더불어 예쁜 꽃 만들기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앙금플라워 떡케이크가 반짝 유행하고 사라지는 먹거리가 아닌 지속되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